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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다라는 뜻의 ‘배낭기미’가 ‘이목’으로
큰 바다라는 뜻의 ‘배낭기미’가 ‘이목’으로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1.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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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야기] 화양면 이목리 1
   
▲ 화양면 이목 신기마을
면소재지로부터 남서쪽 약 9Km 지점에 있는 이목리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법정리 안에 서이, 연말, 신기, 구미, 전동, 벌구, 가정 마을이 있다.

이목리의 이름은 이 지역을 본래 배낭기미라고 불러왔기에 이를 배나무+구미라는 뜻으로 이목구미(梨木九味)라고 한자로 표기하며 만들어졌다. 이목구미는 충무공의 난중일기에서 여자만을 지나던 충무공께서 순천부사와 조우하는 내용과 함께 전해오기도 한다.

배낭기미의 뜻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배나무가 많았던 기미라고 전해지나 배나무와는 관계가 없는 큰 구미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우리말 고어(古語)에 `크다'라는 뜻을 가진 말과 바닷가란 뜻의 기미가 더해져 기미 > 뱃기미 > 배기미 > 배나무기미 > 배낭기미 '로 변했다.

이러한 지명으로는 완도, 진도 등 해안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있고 이들 지역의 지형을 살펴보면 모두가 넓고 큰 포구를 가지고 있어 그 의미가 일치하며, 해안가에 많이 자라지 않는 배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보아, 배나무가 많이 자랐다고 하는 내용은 한자를 재해석하면서 붙여진 듯 하다.

신기마을은 ‘새터’ 마을을 한자로 음차하여 붙여진 마을이름으로 초등학교가 있어 아이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던 큰 마을 이었으나, 최근 농촌인구의 감소로 을씨년스럽게 변해 한적한 어촌마을로 변하였다.

마을 동산 뒤편에는 ‘오시박골’이라는 작은 골짜기가 있고 이곳에 ‘불 뜬 자리’라는 곳이 전해온다. 땅의 좋은 기운을 끊기 위해 일본인이 불을 놓아 뜸을 떴다는 자리이다.

풍수지리를 곁들인 이러한 믿음들은 오랫동안 우리역사를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게 하여 나쁜 영향을 끼쳐왔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땅의 기운이 갖는 자생력과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성숙함으로 결국은 더 큰 인물이 날 곳이라는 믿음으로 바뀌어야 할 시기라 생각된다.

구미마을은 (九味, 龜尾) 이 지역의 땅이름이 ‘구시날이라고 부르던 것에서 유래 하였다. ‘구시날은 한자로 옮기면서 거북꼬리라는 뜻의 구미(龜尾)로 표기하였는데 일제 때 전국의 지명을 뜻과 상관없이 표기하기 쉬운 한자로 고쳐 아홉 구자를 써서 구미(九味)로 바꿔 쓰고 있다.

‘구시날의 뜻은 마을 뒷산인 이영산에서 흘러내린 골짜기가 구미마을 앞에서 깊이 파여 그 형상이 마치 소나 말의 먹이인 여물을 담는 구시처럼 생겨 ‘구시날이라 하였고 ‘구시날이 있던 곳이 해안이어서 ‘구시기미’ 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농경생활을 주로 한 여수지방의 땅이름에는 구시와 관련되어 구시골, 구시꼬랑, 구시밭골 등 구시와 관련된 유사한 지명이 많이 있다.

구미마을 동쪽 이영산 아래에 있는 전동(典洞)마을은 전몰이라고도 하였으며 전(全)씨가 많이 살아서 생겨난 마을 이름이다.

마을에 자체규범을 만들어서 마을일들을 처리하여 전동이란 마을 이름이 생겨났다는 마을에 전해지는 유래는, 마을 이름에 한자인 법전 '典' 자를 써서 표기 하였기에 생겨난 유래이다.

전동 마을 위쪽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 자치내(雌雉內)는, 이목 산전(山田)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조선시대 송전으로 지정되었던 지역이다.

자치내는 산 안쪽 마을이란 뜻의 우리말 땅이름으로 한자로 표기하다보니 암꿩이라는 뜻의 자치(雌雉)로 표현하여 암꿩과 관련된 전설들이 전해 왔으며, 이곳을 ‘암꿩혈’이라며 풍수지리를 곁들여 설명하기까지 한다.

자치내 마을에는 ‘백마골꼴창’ 이라는 골짜기가 어린영웅의 전설과 함께 전해져 온다. 옛날 마을에 기골이 장대한 사내아이가 태어나서 보니 옆구리에 날개가 달린지라 이를 이상히 여겨서 마을 촌장과 의논하게 되었다.

많은 마을사람들은 시골의 미천한 집안에서 날개가 달린 어린 영웅이 태어났으니 관에서 알게 되면 아이를 죽이게 될 것이며 아이의 날개를 잘라야만 아이의 목숨을 구할 것이라 하여 날개를 자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자 마을 뒷산 골짜기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날개 달린 백마가 구슬피 울면서 하늘로 날아 가버렸단다. 산림도로를 따라 골짜기를 둘러보면 이 골짜기의 바위나 돌들은 주변의 바위나 돌보다 유난히 하얀색을 띠고 있는데 백마골의 전설은 하얀색을 띠고 있는 바윗돌을 신성시 여겨서 전해진 설화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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