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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교육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슬픈 교육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4.12.06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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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김칠선 교사(여천고) 전교조여수중등공립지회장
수능 부정 사건을 통해 새롭게 반성하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기대하며

휴대폰 수능 부정 사건으로 전국이 시끄럽다.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처럼 책임자 문책과 어쩌다 실수로 새는 물을 막으면 된다는 듯 기술적 장치에만 모두가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문제가 이렇듯 땜질식 대안으로 정리될 수 있을까?

현직 고등학교교사로서 현재의 일반계 고등학교 교육현실 속에서는 언제든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사건이었지 않느냐 생각한다. 왜냐하면 결과로 나타나는 점수만이 모든 것을 합리화 시키는 교육이 고3에 접어들면서 극대화되고 이에 허덕이던 아이들이 절박한 심정이 되어 저지르게 된 현상이 휴대폰 수능 부정사건 등으로 나타나지 않았느냐 생각되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오늘날 실시되고 있는 고3들의 교육현장의 한 단면을 살펴보도록 하자.
예로써 학교교육의 시작인 출석점검에 관한 문제를 다뤄 장면으로 떠올려보면

‘3학년 사정회 때 나누어 준 유인물에는 1년 동안의 출결상황이 각 반마다 정리되어 있다. 그 중 어느 반의 출결상황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고 출석률 100%만 기재되어 있다. 학년부장의 낭랑한 보고에 이상하다는 이의 하나 없이 일사천리로 사정회는 끝났고 그 반의 아이들은 1년 동안 단 한 번도 아프지도 학교를 떠나지도 않은 완벽한 神의 아들들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체크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가 아이들에게 하여야 할 ‘참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육과 자신의 행위에는 반드시 책임은 져야한다는 교육 그리고 진실은 그대로 기록된다는 신뢰의 교육’을 망친 것이다.

이제 아이들은 정직하게 체크하는 교사에게 불만을 나타내고 자신은 재수가 없어 그렇게 되었다고 여긴다. 마치 자신의 장래를 위한 길에 비록 잘못된 수단을 동원했지만 재수가 없어 걸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번 사건을 통하여 학교현장의 모습이 반성과 함께 바뀌길 희망한다.
의로운 교사가 제대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풍토로 조성되었으면 하고, 가르치고 기르는 과정을 중히 여겨 바른 가치 기준을 심어 줄 수 있는 교사가 깨쳐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로 활용되었으면 한다.

소신껏 가르치고 교육철학에 입각하여 현실과의 괴리를 고민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조화시켜나가되 결코 돈에 물들지 않는 떳떳한 교사상을 지향하는 교사들이 중심이 되도록 학교 분위기도 바뀌었으면 한다.

보상 없는 봉사활동이라도 함께 다니며 이러한 교육이 가장 아름다운 교육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교사들이 이러한 자발성으로 아이들을 품에 안는 교육을 부활시켜 갔으면 하는 것이다.

이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도 ‘오직 점수’를 넘어 현 시대에 오히려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새로운 모형의 인성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나무와 풀이 어울려 숲을 이루듯 죽어버린 인성교육을 재생시켜 입시현실과 조화시키는 길
이 길만이 수능 부정 사건과 같은 잘못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이다.

덧붙이는 말로 교육정책당국이 더 큰 안목으로 교육철학을 기초로 한 전인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대오각성을 할 때 비로소 학교현장은 공교육의 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불붙을 것이며, 학생들에게는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 정신을 찾게 할 것이고 훗날 비로소 올바른 국제경쟁력을 갖춘 국민으로 거듭 태어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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