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관리권 재위임 약속 지켜야
환경관리권 재위임 약속 지켜야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11.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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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강흥순<편집위원, 여수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지난 9월 16일 박준영 도지사가 여수시민과의 대화자리에서 ‘여수산단 환경관리권의 여수시 재위임을 약속’했다. 그러나 2개월이 넘은 지금까지 전남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전남도의 움직임에는 박 도지사의 의지와는 달리 전남도 관계자들의 반대 때문이라고 하니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여수와 광양만은 여수화학국가산단을 비롯 광양제철국가산단 등 환경오염유발업체가 다수 배치되어 있어 환경적으로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업소가 밀집되어 있는 여수화학국가산단과 광양제철국가산단 등에 대한 상시 관리?감독에 많은 애로가 있어 광양만권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지속적으로 광양만권에 배치된 산업단지 배출업소에 대한 관리?감독권의 기초자치단체 이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유하여 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문제와 같이 지역주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집행기능은 지방자치단체가 자기책임하에 스스로 해결하여야 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사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리적 접근성으로 효과적인 지도 단속과 신속한 민원처리가 가능하다.

셋째,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제도적 역량과 의지를 갖추고 필요한 환경개선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넷째, 대부분의 시민·기업체·지역주민들도 지방이양을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자치단체장의 환경보전의지가 미약하고, 배출업소관리가 소홀해질 것에 대하여 많은 우려를 표명하며 배출업소 관리업무 지자체 이양을 반대하고 있다.

여수지역의 시민단체와 시의회 등은 여수국가산업단지내 환경관리업무의 지방자치단체 위임에 대해 광역자치단체인 전라남도가 기초자치단체인 여수시로 재위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라남도가 위임사무를 수행할 경우 영산강환경관리청처럼 먼 거리에 위치하거나 여수출장소 같이 인력에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민원처리와 환경사고에 대한 수습 등을 여수시가 중심적으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행정력의 낭비와 비효율, 행정기관간의 갈등과 책임미루기 등의 문제가 개선되지 못해 지방위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라남도가 보유하고 있는 인력과 예산, 그리고 행정수단이 방대한 지역의 환경관리를 직접 담당하기에는 충분치 못하고, 환경보전의지와 역량이 뛰어난 기초자치단체의 행정력을 환경보전에 적극적으로 동원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단지내 배출업체 환경관리업무 지방위임과 관련하여 자치단체 및 산업단지의 특수성으로 인해 환경관리 성과에 적지 않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는 일정한 기준과 평가결과에 따라 위임의 대상과 범위, 위임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여수국가산단의 경우 전남도청과의 먼 거리와 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되는 화학산업단지의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전라남도는 여수시가 산업단지내 배출업체 환경관리 업무를 수행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관련 사무를 재위임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물론 환경보전의지와 역량, 그리고 그 성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초자치단체에 지도?단속업무를 위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의 환경규제의지와 역량, 그리고 성과에 대한 평가를 정기적으로 반복하고, 관리역량 강화를 위하여 전문인력과 장비를 갖출 계획내용의 이행을 권고하는 등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의 역할로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위임기관은 통제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관련 인력과 예산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초자치단체로의 재위임에 있어서 예산 및 기술지원 등 각종 지원을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체장이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기초자치단체장의 조직 통제력이 강하고, 관료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시의회, 시민단체, 전문가, 주민의 잘된 행정에 대한 협력과 잘못된 시책에 대한 비판은 여수시가 환경문제 해결에 필요한 역량과 의지를 강화시키는데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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