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아서 하는 일인데..."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인데..."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4.11.09 08: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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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안경로당 4총사 ... 폐지모아 독거노인세대 밑반찬 제공
하루 70~80km도 즐거운 마음으로, 교통지킴이까지 '척척'
   
▲ 폐지줍는 천사 월안경로당 할머니 4인방. 왼쪽부터 막내인 홍넙심(70), 김동심(74), 윤덕심(79), 민우필례(73) 할머니.

"오히려 우리들이 아직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힘이 날 뿐이다"

윤덕심(79), 김동심(74), 민우필례(73), 홍넙심(70) 월안경로당 할머니 4총사는 오늘도 마을 주변을 돌며 남들이 사용하고 버린 종이박스와 신문을 모으는일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노인복지관이 운영하는 일자리지원사업의 일환인 교통지킴이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들이 교통지킴이로 활동하는 곳은 학동 오작교 예식장 인근이니 집에서 쿄통지킴이 현장까지 못해도 30~40분은 걸어서 나와야 한다.

아침 쌀쌀한 바람에 못한다고 손사래를 칠만도 하지만 할머니 4총사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언제나 즐겁다.
이렇게 1~2시간 정도 교통지킴이 활동을 하고 나면 점심나절까지는 집에서 집안일과 밭일 등으로 소일거리를 하고 이제 본업(?)인 폐지를 모을 시간이 다가온다.

낮 2~3시 정도가 되면 할머니 4총사는 어김없이 월안경로당으로 모여 오늘의 폐지수거 작전 회의(?)를 한다.

작전회의가 끝이 나면 2인 1조가 되어 안산동 일대를 이 잡듯 이곳저곳을 누비며 버려진 종이상자와 신문을 긁어모은다. 보통 5시나 6시면 폐지를 수거해 정리까지 마치지만 양이 많을 경우 밤 9시를 넘기는 때도 허다하다.

이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걸어 다니는 거리는 종잡아도 70~80km. 마라톤 풀코스를 돌고도 남을 거리. 힘이 창창한 청년이 걸어도 피곤해 다음날이면 몸에 무리를 느낄만한 거리다.

하지만 할머니 4총사는 "힘들다고 생각하면 이 일 못하지, 안 그런가 남들은 돈주고 운동도 한다는데 그냥 운동한답시고 이렇게 일하고 돈도 벌어 좋은 일에도 쓰고 그러면 되는거지"라며 되려 힘들지 않냐는 기자를 나무랬다.

여수노인복지관 한은진 복지사는 "할머니들이 무릎이 아픈데도 파스를 붙이고 일을 할 정도로 이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자기도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야단을 맞은 적이 있다"며 귀뜸을 한다.

자녀분들의 반대가 심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할머니들은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머하러 힘들게 그런 일을 하냐며 성화도 그런 성화는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독거노인들에게 밑반찬을 해주는 것을 알고 부터는 자랑스러워한다"고 즐거워했다.

이들이 이렇게 하루 70~80km를 돌아다니며 모은 폐지는 한 달에 15만원에서 20만원선. 이렇게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어김없이 아무런 돌보는 사람 없이 혼자 외롭게 지내는 독거노인세대를 찾아 밑반찬을 전달한다. 이들이 폐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밑반찬을 제공하는 독거노인 세대는 29세대.

밑반찬을 만들어 직접 전달하는 날은 그냥 오지만은 않는다. 하루 종일 말벗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이런 저런 이야기에 함께 손잡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그렇게 독거노인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는 일일 천사가 되기도 한다.

   
▲ 이들은 이렇게 힘들게 모은 폐지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독거노인 세대에 밑반찬을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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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조타 2004-11-12 14:59:29
수염만 멋지게 기르는 줄 알았는데
어쩜 기사도 이렇게 잘 쓰실 줄이야.
오빠 넘 멋있고 사랑해. 글구 앞으로 더 좋은 기사 많이 쓰시길 바랄께요.

여수짱 2004-11-11 11:00:28
이런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박태환기자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