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주민속으로
여수산단 주민속으로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10.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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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박성태<기획실장>
올해처럼 여수산단이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목이 집중된 적은 없었다. 산단 노조의 연쇄파업이라는 홍역을 치른 지금은 모두 아직 여물지 않은 상처를 보듬으며 뜨거웠던 여름을 기억하고 있다.

고임금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는 배부른 소리쯤으로 치부되면서 지역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할 정당한 의제인 ‘비정규직 철폐’와 ‘지역발전기금조성’은 묵살되고 말았다. 나아가 LG칼텍스 정유노조의 백기투항으로 여수의 노동운동은 검은 먹구름이 쌓여 진통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여수산단 노동자들은 주민들 속으로 파고드는 봉사활동도 파업의 열기만큼 뜨거웠다. 여수산단이 들어선 이래로 산단 기업들의 봉사활동이 언론의 지면을 올해처럼 많이 차지한 적은 없었다.

한화봉사대를 선두로 낙도오지, 독거노인, 저소득층 어린이, 장애우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봉사’는 산단과 지역민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 나가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지역의 각종 봉사기관과 동호회, 언론 등이 가세해 불붙은 봉사활동은 붐을 조성하면서 노동자들의 자발적 참여률을 높이고 있다.

소비재가 아닌 ‘장치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산단사들이 그동안 사회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방식의 사회공헌활동보다는 소극적인 ‘사회환원’ 사업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마음보다는 ‘돈 전달’이라는 편리한 방식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은 지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는데 한계를 여실이 드러냈다. 본지는 여수산단의 환경오염과 사고, 지역발전기금 등을 집중 보도하면서 산단사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예외 없이 보도해왔다.

특히 한화석유화학 사회봉사대의 ‘시스템화된 봉사활동’을 여수산단이 어떻게 사회공헌활동을 할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으로 보고 집중 보도해왔다.

이런 결과 일부 기업들은 한화석유화학 사회봉사대 활동을 벤치마킹하면서 새로운 봉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지속적인 사업으로 정착하기까지는 사회공헌팀 조성, 봉사프로그램 마련 등의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장의 대표가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경쟁력’이다는 확고한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한화석유화학 여수공장의 경우 조세영공장장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의지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조세영공장장은 또한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 소속 봉사대가 연합한 한마음봉사대를 발족해 올해 첫 봉사활동을 펼친 것도 향후 산단의 변화를 예고하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산단 인근마을 지원이나 행사지원이라는 소극적인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사회공헌활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부 기업은 ‘기념비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수백억의 지역 환원사업을 계획중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과의 ‘봉사 스킨십’을 통해 ‘한 가족’이라는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제 여수산단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을 선두로 불붙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의 첫 발을 의심의 눈초리로만 볼 일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언론이 연대해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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