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유 김정곤 위원장 옥중서신
LG정유 김정곤 위원장 옥중서신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10.16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3일 순천교도소에 수감중인 김 전의원장 본지 앞으로
   
지난 13일 순천교도소에 수감중인 LG정유 노동조합 김정곤 전임 위원장이 여수시민께 드리는 옥중서신을 남해안신문 앞으로 보내왔다. 이에 본지는 김정곤 전임 위원장의 서신을 공개한다.. <편집자주>

존경하는 여수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10년만의 뜨거웠던 지난 여름의 무더위도 어느덧 지나가고 하늘은 높고 푸르고 농부들은 땀의 결실을 수확하기 위해 바쁜 계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고액연봉을 받는 배부른 사람들이 경제도 어려운데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서 파업한다고 조중동 등 보수언론과 시민여러분께 일방적으로 매도되었던 LG정유 노동조합이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복귀선언한지가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나가고 있습니다.

회사는 선복귀후대화 약속을 아직까지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갖은 협박과 회유로 인권침해의 백화점을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9월말 기준으로 이제야 현장복귀가 완료되었지만 노조탄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여수산단이 들어선지 37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LG정유(구 호남정유)도 37년이 되었지요 여수산단의 수 많은 회사들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한 만큼 지역사회에 환원한 사업은 매우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에 투자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노력하여야 함에도 소홀했던건 사실입니다.

여수시에서도 LG정유에 오페라하우스를 신축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습니다.

우리 노동조합 요구사항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발전기금 출연,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 너무나도 사회 공익을 위한 요구와 투쟁인데도 우리들은 일방적으로 매도 되었습니다.

이 지역 사람이 대부분인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인간다운 대접을 해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고 투쟁한게 그렇게도 죄인 취급을 받아야 했었습니까?

가족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한 부인들이 너무도 힘들었던 건 시민들의 차가운 시선이었다고 합니다. 따져보면 모두 우리 형제 자매들인데 너무 냉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이제는 현장에 복귀하자 회사는 파업 참여 조합원에 대한 징계 간부들에 대한 고소·고발로 7명의 구속과 조합비 가압류 및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이루다 말 할 수 없는 노조 탄압이 끝도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년 노동탄압으로 분신과 자살로 항거하는 손해배상 및 노조비 가압류, LG정유 자본이 악독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여수시민 여러분!

여수산단은 석유화학산업으로서 국가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터는 화재 폭발 위험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청정해역인 여수 바다와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해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이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지역에 기여하고 투자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 LG정유 노동조합 1100여명 조합원들은 노동자의 권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투쟁 할 것입니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 투쟁속에 애정어린 질책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항상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노동조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항상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 10. 13 순천교도소에서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LG정유노동조합 위원장 김정곤 배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