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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칼텍스, 여수시민이 봉인가
LG칼텍스, 여수시민이 봉인가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9.2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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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임현철 <여수시민협 실행위원장>
탈 많고 말 많던 LG 칼텍스정유에 대한 기름값 인하 소비자ㆍ시민운동이 본격 가동되었다.

9월16일 시작된 ‘기름값 인하 1인 시위’ 이후 주부 등 시민들의 격려 전화가 쇄도하고, 서명에 동참하면서, 1천원의 성금을 자발적으로 내고 있다. 또 시민들은 시위현장을 보면서 “바로 이런 걸 해야지”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지나가기도 한다.

9월17일, 1인 시위 하루가 지나자 LG 칼텍스정유 관계자가 기름가격 원가와 주유소에 제공하는 공급가를 밝힐 수 있다며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들은 복사를 거부하고 눈으로 확인만을 강요하면서 언제까지 시위를 진행하고, 얼마를 인하하면 시위를 그만할 것인지 등을 물었다. 여수시민들과 함께 1인 시위에 나섰을 때 기름값 인하만이 목표일 수는 없다.

여수에서의 기름값 인하 운동의 시초에는 1967년 여수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첫 출발은 LG 칼텍스정유이다.

LG 칼텍스정유의 반지역적 반시민적 행위는 1995년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종말을 고하는가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국회의원 등 소위 지역 유지들의 뇌물사건으로 극에 달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특히 여수산단 조성 이후 30여년간 2백여건의 환경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1백여명의 노동자가 죽어가는 사이에도 LG정유 등 업체들은 자신들의 배불리기에만 혈안이 되었을 뿐 여수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반지역적인 활동에 몰입하였다.

이런 와중에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치솟던 고유가 행진으로 국내에서도 기름의 소비자 가격이 오름에 따라 유류세 인하 요구 등 소비자운동이 고개를 들게 되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수에 LG 칼텍스정유가 있는데도 여수가 타지역에 비해 기름값이 비싼 것은 여수시민을 우습게 아는 반시민적인 오만함의 산물이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잡게 된다.

우리는 LG 칼텍스정유 노사분규에서 시민과 함께하지 않는 것은 그 어떠한 것도 허공속의 메아리일 뿐이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를 근거로 여수시민과 함께하지 않는 여수산단, 시민과 함께하지 않는 LG 칼텍스정유도 그 오만함이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경험으로 유추할 수 있다.

LG칼텍스정유는 올 상반기 3,850억이라는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 국제유가가 인상된 후 정유사들은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38.1% 증가했고, 정제 마진도 8.2 달러에서 10.3 달러로 증가하는 등 그들만의 돈 잔치를 했다.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이익의 50%를 주주인 미국에 보냈다. 이렇듯 국민들을 볼모로 외국 자본가들을 배불리게 했다.

여수에 기름공장이 있어 물류비용이 인근 지역보다 적게 드는데도 순천에 비해 휘발유는 2원, 경유는 7원이 비싸다. LG정유 등 정유사가 기름값을 내리지 않으면 여수시민은 정유사의 봉이 되는 것을 단연코 거부해야 한다.

LG 칼텍스정유는 노사분규에서 노조의 백기투항을 받았다. LG 칼텍스정유가 백기투항을 받았듯 여수도 LG 칼텍스정유 항복을 받아야 한다.

이 항복에는 그동안 외면했던 지역발전기금 등지역 친화기업으로의 변신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울산에 SK가 했듯 1천억원 기부, 용역과 물품구매ㆍ화물운송 등에 있어서의 지역기업 우대, 여수시민의 신규인력 채용 등의 내용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여수산단은 올해 노조와의 임단협에서 지역발전기금은 ‘지역민과 함께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러한 기반조성을 위해 LG 칼텍스정유가 먼저 성실하고 전향적이며 공격적인 자세로 1천억원의 지역발전기금 출현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이 여수시민을 외면하고 그들만의 돈잔치를 벌였듯이 우리 여수도 우리들의 피와 살을 기반으로 우리들만의 잔치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여수시민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우리는 LG 칼텍스정유가 GS 홀딩스로 이름을 바꿔 새출발 할 때도 우리들의 ‘1인 시위’ 깃발을 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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