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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불교’ 지역사회 중심 ‘우뚝’
‘실천불교’ 지역사회 중심 ‘우뚝’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9.2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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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탐방] 여수지역 포교중심도량 석천사
   
20여 년 전 불교기본교육을 시작하면서 매년 100여명의 ‘참된 불자’를 길러내고, 11년전인 1993년 문수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운영하면서 지역 포교중심도량으로 성장한 여수 석천사(주지 진옥스님).

진옥스님이 여수를 찾은 것은 26년전. 전남 구례에서 농촌공동체 활동을 벌이다 “인연따라” 이곳에 왔다. 당시만 해도 석천사는 대웅전에 공양간이 딸린 방사 2개가 전부였다. 임진왜란 당시 300여 승병들이 활약했던 과거의 위세는 사찰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몇 명 있던 신도들은 복을 빌기위해 절에 다니는데, 그나마 점술이나 부적 등에 많이 의존하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신도교육을 시작했죠. 삿된 부분을 멀리해야 제대로된 불자가 되고, 그러려면 경전을 알고, 수행과 실천을 해야지요.”

스님이 신도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것은 1년 과정의 불교기초교육이었다. 신도마다 제각각인 절하는 방법부터 알려주고, 왜 삼보에 공양을 올리고, 기도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를 가르쳤다. 기본교육을 마친 신도는 〈아함경〉, 〈반야심경〉, 〈금강경〉, 〈육조단경〉을 차례로 가르쳤다.

꼭 10년 과정이었다. 10년 공부를 마친 신도들에게 얼마전부터 〈기신론〉 강의를 시작했는데 12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 1년 과정의 기초교리에 80여명의 초발심 불자들이 꾸준히 들어온다니, 20여년간 적어도 2,000여명의 불자들을 길러낸 셈이다.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도시에서 매년 신입불자를 모집하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No”라고 대답한다. 진옥스님은 “현실과 동떨어진 부처님 말씀이 아니라, 나와 연관된 일을 부처님 가르침과 결합시켜 감동을 주고, 친절하게 웃으며 대하면 사람들은 얼마든지 사찰을 찾는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실천하는 불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1년전 문수종합사회복지관을 여수시로부터 위탁받은 것도 “사회 참여와 실천이 없는 불교는 헛된 가르침에 그칠 뿐이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복지관 위탁부터 쉽지 않았다.

복지관 위탁신청서를 시청에 들고가자 담당직원이 “사찰에서 기도나 하지, 사회복지를 할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할 정도로 분위기가 냉담했다. 신도들도 “스님이 시키니까 따라 한다”지만 봉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 해 한 해가 지나면서, 스님의 헌신적인 활동을 접한 지역민들이 불교를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2곳과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자 석천사는 지역주민에게 중요한 사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며 스님은 또 하나의 원력을 냈다. 소위 ‘틈새노인’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것. “우리나라에 극빈층이 500만명이나 됩니다. 이중 국가 보호를 받는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대략 139만명이고 보면 361만명의 사람들은 방치돼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보호시설에도 들어갈 수 없고, 의료보험도, 기본생활도 전혀 혜택이 없어요. 심지어 희망을 버리고 자살하거나 굶어죽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에 스님은 800여평 규모로 150여명의 노인을 수용할 수 있는 거주시설 ‘하얀연꽃’을 건립코자 했다. 정부 지원을 받으면 쉽게 건물을 올릴 수 있지만 “그러면 틈새노인은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엽 모든 기금을 사찰에서 마련했다.

‘어르신’들이 가장 편안하게 지낼 건물을 짓기위해 일본의 유명한 보호시설을 수차례 시찰하고 왔다. 올 연말이면 건물이 완공돼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의 보금자리로 자리잡게 된다.

법회에 참석하는 신도들이 대략 800여명을 넘는다. 법당이 좁아, 대부분의 신도들은 마당에서 법문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길거리에 쓰러져 추위에 떨고 있는 임산부를 위해 가사 장삼을 모두 벗어줬다는 한 신라 고승의 일화처럼, 석천사 주지스님과 대중들은 가진 것 모두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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