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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가보안법 ‘상실의 시대’
[시론] 국가보안법 ‘상실의 시대’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9.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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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희 <여수YMCA 기획정책국장>
   
최근 작심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불가를 외치는 대법원과 찬양고무 처벌을 중심으로 한 국가보안법 합헌 결정을 이룬 헌법재판소등 최고 권위의 사법기관의 잇달은 수구화속에서 정부의 수장인 노무현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었던 독재보호법이자 민주화탄압법인 국가보안법의 운명이 다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친일부역으로 시작하여 6-80년대의 군사독재의 온상에서 온갖 화려한 부귀영화를 가져왔던 수구 정치인과 정당, 수구언론이 국가보안법의 탄생시기부터 그 부귀영화를 지속하여 왔음을 생각하면 역사의 수레바퀴는 참으로 공평한가 보다.

특히 국민여론은 정치권의 맞짱뜨기식 국가보안법의 문제점과 폐단에 대한 공감대인지 몰라도 4-5년전과는 전혀 판이하게 국가보안법의 폐지쪽에 힘이 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10여년전만 해도 국가보안법 폐지는 학생운동권과 민족민주진영 일부 소수의 요구였지 사회구성원의 2%도 동의하지 않은 무관심의 영역이었다.

1948년 10월 여순사건을 원인으로 해서 1948년 12월 1일 제헌의회에서 남한의 좌익세력을 제거하려는 의도하에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아버지로 해 제정되어, 친일부역자들에게는 생명과 희망의 화신이었지만,? 이와 반대로 경제적 평등과 민족의 화해와 통일, 민주화된 사회를 위해 활동하였던 진보적 지식인과 대다수의 사회 불평 국민들에게는 죽음과 억압의 화신으로 자리했던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두얼굴를 가진 환희와 죽음의 법이었으니 천하에 그 누구가 국가보안법이 공평정대한 법이라고 하겠는가?

물론 국가보안법의 뿌리가 친일청산을 반대하고, 독재시절 부와 명예를 한껏 받아왔던 이들에게는 역사가 진보발전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 싫을 것이다. 영원한 부와 명예를 인정하고 싶고, 시골촌뜨기 대통령과 노동자도 CEO나 대주주와 평등하다는 것을 죽어도 인정하기 싫은 이들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었을 때 이는 정녕 자신들의 족보가 송두리 채 사라져 뿌리가 사라지는 상실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다행이다. 우리들 대다수 국민들은 친일에 자발적으로 부역하고 모른 채 억지부리는 부모나 후손이 아니고, 군사독재정권하에서 고관대작으로 출세하고자 악법을 옹호하고 인권과 평등을 제약하는 제도와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았음을 고맙게 생각할 뿐이다.

국가보안법이라는 제도와 시스템은 그 자체가 잘못이며, 사람은 단지 운영자에 불과하다.

60년 세월 동안 운영을 잘못한 사람들이 오히려 무엇이 잘못인지 느끼지 못하는데 이들이 5년 이후에 국가보안법의 칼자루를 쥐었을 때 60여년의 옛 추억을 품고 이 법을 또 운영하다보면 그때는 우리 사회의 인권과 평등, 평화와 통일의 가치관을? 3-40년 후퇴하게 만들 것이다.

시스템과 제도는 사람과 같이 그 운영체제를 바꾸어야 진정 조직과 사회가 바뀐다.

시스템과 제도가 인간을 파괴할 수 도 있고, 인간이 시스템과 제도를 핑계로 악법과 악습을 만들 수 있기에, 60여년만에 느끼기 시작하는 아랫마을 윗마을 형제들의 핏줄감동을 화해와 통일로 가져가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악법을 고치는 민중의 지혜를 여순사건의 발생지 여수에서 생각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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