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지도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 서선택 기자
  • 승인 2004.09.07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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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선택 <편집위원장>
불황의 골이 너무 깊다.
그 골이 그렇듯 깊게 패이다 보니 인간성의 저 밑바닥에 숨어 있던 어둡고 수치스런 면모들까지가 아프게 들춰지고 있다. 자식 둔 부모가 생활고에 못 이겨 밤마다 술집과 노래방에서 웃음을 팔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 공교육이 허물어지는 틈을 타고 불붙는 사교육은 서민경제를 고통에 빠트리고 있다.
보습학원에 그치던 것이 어느새 영어는 물론 중국어까지 필수로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주부를 거리로 내모는 원인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짜로 자식을 버리고, 부채에 부대끼다 일가족이 동반 자살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들 주변에서 숱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들의 도덕관념과 인면수심 만을 탓할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대책 없이 위태로워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 청년실업, 지역경제 침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당연히 지도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비전을 창출해 공동체 발전을 이끌어 가는 것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가는것이 정치의 소명이며 정치인의 책임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이 고난의 시기에 어차피 정치에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역민들의 처지는 참 딱하기 그지없다. 그 까닭을 찾는다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많은 정책들이 흔들리고 있거나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국도17호선 대체도로가 그렇고 자동차 전용도로도 등 여기에다 여수의 희망인 세계박람회도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또 남해안 관광거점도시로 육성될 남해대교 건설이 재검토되는 등 SOC사업낙후가 불 보듯 뻔하다.
여기에다 공공기관들이 여수를 떠나고 있으나 지도자들은 별다른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무엇 하나 순조로운 일이 없어 보인다. 뭔가 전달체계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 축구경기에 견준다면 중간 허리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중앙정치권과 지역여론 사이의 하프라인에 서 있는 지역 국회의원들을 탓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역단위에서 정책간담회니 뭐니 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듯한 모습들을 보이고는 있지만 솔직히 이마저도 요식적인 행위처럼 여겨진다.
그나마 여수 땅에서는 이런 정책간담회도 보기 드물다. 결국 취임초기 시장 국회의원 시의원들이 상시적으로 만나 지역발전에 고민하겠다는 말도 이제는 시덥잖다.

우리지역이 살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에게 살려달라고 촉구하는 일이 전부일까. 여당의원이라는 직분은 다름 아닌 답을 내놓아야 하는 자리다. 한마디로 한심하다.

물론 국정을 잘 알지 못한 탓에 다소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한다. 또 지도자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하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은 지역경제의 피폐로 이런 저런 사정을 들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술자리마다 탄핵열풍 속에서 치렀던 지난 총선 과정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됐던 우려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탄핵정국에서 맞은 바람몰이 선거 때문에 혹여 함량부족 인물이 뽑히지나 않을까. 앞 뒤 모르는 초선만 잔뜩 뽑아 놓으면?중앙정치 무대에 나가 무슨 일인들 제대로 하겠는가. 따위의 염려들이었다.?지내 놓고 보니 턱없는 걱정은 아니었던 것 같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국회의원들은 이 같은 여론을 귀담아 듣고 지역을 살리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않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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