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때문에 살맛난당께"
"젊은이들 때문에 살맛난당께"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4.08.28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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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석유화학봉사대, 노인인력지원센터 보리밥집
만성리 쓰레기 청소, 독거노인 가정 전기 보수 등

28일 오후 흥국사 앞.
노인인력지원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보리밥집에 주황색의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두 10여명.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보리밥집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자식처럼 보리밥집 이곳 저곳을 돌며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먼지가 일지 않게 하기 위해서 였다.

또 몇몇은 팔을 걷어 붙이고 쌓여있는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으며 영문을 모르고 보리밥을 먹기위해 찾아온 등산객들의 시중까지 드는 등 일을 척척 해냈다. 물론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이다.

주황색의 조끼를 입고 보리밥집의 허드렛일을 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주)한화석유화학(공장장 조세영) 사원들이 만든 사회봉사대.

이들은 하루전날인 27일에는 만성리일대에서 휴가철과 태풍으로 해안가를 어지럽히고 있던 쓰레기를 말끔히 치우기도 했다. 또 28일 아침에는 소라면 독거노인 가정의 전기도 고쳐줬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흥국사에서 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계시는 노인일자리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보리밥집에 등장 한 것.이들이 보리밥집에서 설거지와 음식나르기를 해온것은 6번째.

보리밥집을 도와주는 것은 8월로 마지막이지만 9월에 다시 시작하는 독거노인 도시락 전해주기 등 노인인력지원센터가 요청하는 모든 일에 힘을 돕기로 했다. 

이날 보리밥집을 찾은 사람들은 한화석유화학 사회봉사대 중 물류팀(팀장 박주동) 사원들지만 이들은 휴일 모처럼 집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반납하고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이날 두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명노갑과장은 "편안하게 집에서 놀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봉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큰 도움은 안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뒤에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명재경(9)양도 "아빠와 함께 일을 할 수 있어 즐겁다"며 "주변에 계곡이 있어 일하다가 놀 수도 있어 가족끼리 캠핑 온 기분이다"고 아빠의 말을 거들었다.

김정남과장도 "봉사를 위해 이곳에 모였지만 아이들과 온 가족들이 있어 아이들끼리 친해지기도 한다"며 "봉사를 하면서 동료들과 더 친해지는 것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애도 더 깊어진다"고 봉사의 즐거움을 귀뜸했다.

한화석유화학 오철곤 과장도 "봉사대가 활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사원들의 봉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인인력지원센터 노은자 복지사는 "한화석유화학 봉사대가 보리밥집에서 여러 가지 허드렛일을 도와줘 일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편하게 일 할 수 있다"며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보리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옥선(73), 최순녀(73), 김영희(67) 할머님도 "난 음식만 만드네, 봉사대가 나머지 일은 다하니까"라며 봉사대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지난 97년 300여명으로 시작한 한화석유화학봉사대는 현재 청소년봉사대, 시설보수봉사대, 환경봉사대, 동호회봉사대 등 8개의 봉사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사원들이 내는 1구좌당 500원(최고 10구좌 가능)의 기금과 회사 지원금을 모아 '밝은 사회 만들기 기금'을 조성 봉사대의 활동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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