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부곡(召羅部曲)에서 유래, 일제 이전 조라면
리아시스식 해안선 때문에 조라포로 불리기도
소라부곡(召羅部曲)에서 유래, 일제 이전 조라면
리아시스식 해안선 때문에 조라포로 불리기도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8.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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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달천
소라면의 이름은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 에서 소라부곡(召羅部曲)이란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다.

고려 말 여수의 마지막 현령이었던 오흔인의 절개에 조선은 여수를 현에서 폐하고 순천부에 귀속시켰는데 소라부곡의 위치를 순천부 동부 30 리라고 적고 있으며 세종실록지리지 이후의 기록인 동국여지승람이나 승평지, 순천부지 에서도 똑 같이 기록하고 있다.

조선 초기에 소라부곡은 고적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 점으로 보아 부곡으로 지정 된 것은 고려시대로 보이며 이때의 기록만으로는 소라라는 지명이 처음 생겨난 것이 언제 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이미 부곡으로 지정되기 전의 지역 이름이었을 것이다.

소라는 한자로 부를 소(召)와 비단 라(羅)로 표기하여 지금은 소라라고 하지만 한자 소는 '조'라고 읽기도 하며 일제시대 이전 까지도 오늘날의 소라면과 화양면 지역을 합쳐서 조라포면이라고 말하였다.

소라의 본래 발음은 조라포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조라를 소라로 읽기 시작한 것은 근대식 행정구역 개편이 있었던 1914년 이후이며 일부 노인들은 1950년대 이후에도 <조라포면 designtimesp=3132>이라고 불렀었다.

그렇다면 조라포는 어디에서 유래된 이름일까?
조라포를 포구의 우리말인 ‘개’로 바꿔 부르면 ‘조랏개’가 된다. 조라포는 ’조랏개‘의 한자식 표현으로 볼 수 있는데 조라포와 같은 땅이름을 가진 곳을 전국에서 찾아보면 거제도의 구조라 해수욕장이 있던 곳의 옛 지명이 조라라고 하였고 이곳은 조선시대 조라 만호진이 있던 곳이며, 충남보령에도 조라포라는 작은 포구의 이름이 전해오고 있다. 이렇게 조라라는 이름이 사용되어진 곳은 모두 해안가의 포구가 있던 지역이며 거제의 구조라의 지명유래는 포구의 모양이 조래 (밥 짓기 전 쌀을 이는 도구) 모양이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거제나 보령과 함께 여수반도의 중앙부에 위치한 조라지역의 경우도 해안선의 모양이 조래 모양의 리아시스식 해안으로 세 지역의 해안선 특징이 닮아있고 ‘조랏개’와 음이 비슷한 해산물을 담는 그물도구인 <조락 designtimesp=3138>의 특징처럼 입구가 작고 안이 넓은 포구였던 조랏개 면의 옛 치소가 현천마을이나 관기마을로 전해오고 있어 조라포는 지형의 특징 때문에 만들어진 땅이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지금도 ‘걸망개’라는 땅이름이 전해오는데 ‘걸망개’의 ‘걸망’은 꼴을 담으면 걸망이지만 해산물을 담으면 ‘조락’이라 부르는 도구이다.?

땅이름을 표기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대부분 우리말 땅이름을 한자의 뜻으로 뜻 옮김 하거나 소리 나는 대로 음을 옮겨 적은 것을 알 수가 있다.
<율촌 designtimesp=3144>이 ‘밤 골’을 뜻 옮김 한 이름이라면 <조라포 designtimesp=3145>는 ‘조랏개’를 소리 나는 대로 옮겨 적은 땅이름인 것이다.

소라면사무소의 지명유래를 찾아보니 대포저수지 아래로 흐르는 소라천(召羅川) 에서 유래하였다고 적고 있는데 소라천은 대포들이 간척지로 변한 1925년 이후에야 개천이 생겼기 때문에 수백 년 전의 ‘조라포’의 유래와는 무관한 이야기이다.

여수 지방의 마을 이야기나 지명의 유래를 기록한 책들은 대부분이 근대 이후에 만들어 지면서 사용되는 한자의 뜻에만 매달려 풀이를 하려다 보니 많은 억지스러운 해석들이 만들어 졌다.

세계의 많은 민족들이 제 나라의 말과 글을 가지고 민족의 혼이 담긴 땅이름들을 붙여서 사용하는데 우리나라의 땅이름은 중국의 한자가 들어오면서 한자식 지명으로 고쳐 적으면서 대부분의 땅이름의 소리가 바뀌며 뜻마저도 잃어버렸고 일제시대 이후엔 그 흔적까지 사라져버린 곳이 많은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1789년의 호구 총수를 살펴보면 조라포면은 상도와 하도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지금의 소라면 대부분 지역이 조라포면 하도였고 화양면 지역은 조라포면 상도에 속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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