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 김종호 기자
  • 승인 2004.08.03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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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지역 선원들 노조 가입 요구 ,출어 거부

여수지역 중,대형 기선저인망(쌍끌이어업) 선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수일째 출어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선원들의 이같은 요구는 선원 노조가입으로 이어지는 관계로 선주측이 사실상 노조 가입을 거부하고 있지만 선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이 개선될 지 향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중,대형기선저인망 18척 선원 200여명은 노조 가입을 통한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15여일동안 출어를 집단으로 거부하고 있다.

이들 선원들에 따르면 현재 정산방식은 비율급제로 일년동안 총어획고 중출어 동안 발생한 경비 중 실질적인 출어 경비에 속하는 직접경비 또는 공동경비(선원 가불금 등 선원비용)를 제외한 금액에서 선주 55%, 선원 45%로 분배하고 있다.

그러나 선주측이 비용처리 해야 될 간접경비인 선체 공제,선원공제,감가상각비,출어전선박수리비,회사사무장급료 등을 공동경비로 처리하고 있어 선주측이 부담해야 할 금액을 선원들이 부담하는 등 불명확한 고용제도로 법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각종 의료 보험도 고용주인 선주측이 부담해야 하지만 선원들이 부담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선주들이 노조가입을 거부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투명하지 못한 정산 방법의 개선과 비용처리에 따른 금액 손실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선원 노조에 가입할 경우 법적으로 정해진 단체 협상을 벌여 임금 등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원들은"그동안 선주가 부담해야 할 경비를 선원들에게 부담하는 등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착취를 당해 왔다"며"선원들도 정당한 법적 테두리내에서 권익을 찾기 위해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대접 받아야"

"우리도 남들처럼 인간다운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그동안 열악한 근로조건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왔지만 우리들에게 돌아온 것은 아픈 몸과 빈털터리 지갑 뿐이었습니다"

수년동안 선원일에 종사한 인천이 고향인 이모씨(47)는 선주측의 부당한 임금 정산 문제 등 열악한 근로 조건를 털어놨다. 이씨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기를 극구 꺼렸다. 선주측으로 부터 또다른 압박이 올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법적으로 보장 된 노조가입을 통해 정당한 대가를 받기 위해 집단으로 출어 거부에 나서고 있다.

이씨는"현재 정산 방법에서 공동경비에 첫출어부터 조업 종료까지 작업시 필요한 직접경비만 넣어야 된다"며"그러나 선주는 부담해야 할 간접경비까지 몽땅 넣어 계산해 막상 선원들에게 돌아온 것은 빈손뿐이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의료보험 혜텍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이 의료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정산을 할 경우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전부 선원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이씨는 분노했다.

이씨는 열악하기 그지 없는 근로조건등 그동안 당했던 서러움을 토해냈다.

이씨는"이런 어선을 타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을 못할 겁니다. 선실이란 좁은 공간에서 침식하고 조업시 6-7명의 인으로 3-4시간 간격으로 양투망을 하고 나면 그물을 끌어올려 고기 상자에 담는 작업을 연중 밤 낮의 연속으로 겨우 2시간정도 잠을 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지금 산단에서 파업하고 있는 노동자와 비교하자면 설움이 복받친다"며"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접과 그동안 관례처럼 되어버린 부당한 임금 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이번 기회에 선원들도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제도권안에 들어가야 한다"며"그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모르고 생활해온 것이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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