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대지' 광주 밟은 송두율 교수
'뜨거운 대지' 광주 밟은 송두율 교수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8.0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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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만에 찾은 광주
   
▲ 광주 망월동 5.18 국립묘지를 찾은 재독 철학자 송두율 ⓒVJ 최성욱
[시민의소리]최성욱 시민/객원기자 vjshot@empal.com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21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59.독일 뮌스터대 사회학과)가 '광주의 뜨거운 대지를 밟고 싶다'던 그의 소망대로 2일 광주를 방문했다.

송 교수가 부인 정정희 여사와 함께 광주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전 9시경.

밝은 미소로 마중나온 이들과 인사를 나눈 송교수는 지체없이 망월동 5.18묘역으로 향했다.

정성환 묘지관리사무소장의 안내로 윤상원 열사 묘소를 둘러본 송교수는 이어 구묘역으로 향했고, 이한열, 박관현, 강경대, 박승희 열사 등의 묘비를 둘러보며 설명을 들었다. 고 김남주 시인의 묘 앞에서는 시인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소 길게 밝히기도 했으며, 생전에 만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구묘역(망월동 제3묘역) 참배를 마치고, 5.18국립묘지 역사의 문 앞에서 취재진을 위한 약식 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송 교수는 "45년 만에 광주를 방문했다. 광주는 늘 항상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곳이었고 나와 인연이 많은 곳인데 이제야 오게 됐다"며 소회를 피력했다. 이어 "이곳 망월동에 와서 보니까 이 자리에 누워 계신 분들이 아직도 내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면서 망월동 5.18 묘지에 온 소감을 밝혔다.

이번 광주 방문에 대해서 "어릴 때 오지호 화백이 자신을 매우 아꼈던 기억들과 여러가지 생각들이 난다"면서 "사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방문으로 개인적으로 만나뵐 분들을 만나고 가겠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20여분에 걸쳐 회견을 마치고, 지인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했다.

이번 광주방문은 송교수의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방문이며 광주에 머무르는 3일까지, 전남대 교수를 역임했던 부친 송계범 교수(1996년 작고)의 지인들, 고국방문을 추진했던 지인들과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교수의 사연을 담은 다큐멘터리 '경계도시'를 제작했던 홍형숙 감독이 동행해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사적인 방문임에도 45년만의 광주방문을 취재하려는 이 지역 취재진들이 불볕더위에도 장사진을 이뤘다.

송 교수는 194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뒤 전남대 교수를 지낸 부친을 따라 광주에서 중앙초교와 광주서중을 졸업했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1967년 독일로 건너가 세계적 석한 위르겐 하머바스 교수 밑에서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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