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사 노사 파업타결이 주는 교훈
바스프사 노사 파업타결이 주는 교훈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7.3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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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2년 공장을 가동한 이래 처음 전면 파업 사태를 맞은 한국바스프 노사가 전면 파업후 10일만에 전격적인 합의에 도달해 노사간의 신뢰에 대한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노조의 전면파업 선언에 따라 조업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지만 노사 양측은 성실한 교섭만이 해결책이다는 믿음으로 10차례에 걸쳐 마라톤 협상을 한 결과 23일 노조원 228명 가운데 183명(78.2%)이 찬성으로 전격 타결됐다.

타결 내용은? 임금 기본급 5%인상, 연월차 현행유지, 임금삭감없는 주5일제 40시간, 타결 격려금 60만원(바스프 한국진출 50주년 기념), 지역발전기금은 양측이 추후 지속적인 협의,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이다.

사측 관계자는 “비록 조업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지만 노사 양측이 페어플레이를 함으로써 공장을 지켜내 다행이다”며 원만한 타결에 대한 안도감을 드러냈다.

노조는 전면 파업 통보와 동시에 셧다운(공장 가동 중지)에 들어가기 위한 안전조치를 스스로 조치하고 가동 중지 후 회사 요청시 적극 노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비록 10여 일 동안 공장 가동이 중지됐지만 정상 가동을 위한 조치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비정상적인 공장 가동중지로 노사가 혈투를 벌이면서 하루 3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고 있는 LG정유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여수산단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 가운데 ‘임금과 3대 공동요구안’(주5일제 실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지역발전기금조성) 모두를 '민주노총화학섬유연맹 여수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에 위임한 노조는 18개 노조 중 ‘바스프와 LG정유’단 2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스프와 LG정유는 전혀 다른 양상의 결과를 보여줬다.

?특히 공권력 투입, 노조원 고발, 비정상적인 공장 가동 중지 등으로 지난 18일 전면 파업이후 장기화를 맞고 있는 LG정유에 비해 성실교섭으로 원만한 타결을 이뤄낸 바스프사의 노사 합의 과정은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을뿐 아니라 향후 여수산단의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교훈을 주고 있다.

더욱이 바스프사의 노사협상 타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독일 바스프사는 노조의 파업 돌입시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자 사측의 언론플레이를 절대 금지 했다.. 심지어 “이런 식으로 나오면 한국공장을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언론에 흘릴 수도 있지만 철저하게 ‘사실관계’에 입각해 노조와 협상에 임한다는 원칙을 강조해 노사간의 감정을 자극시키지 않았다.

해마다 산단 노조의 파업이 시작되면 고액 연봉,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여론 몰이식으로 파업을 왜곡해 온 일부 사측의 모습을 바스프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이같은 노사간의 신뢰성을 회복이 파업을 조기에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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