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浮圖 , Buddha)로 장식된 순교자 묘역
부도(浮圖 , Buddha)로 장식된 순교자 묘역
  • 진용철 기자
  • 승인 2004.07.0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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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浮圖 , Buddha)로 장식된 순교자 묘역

애양원 동섬(東)양지바른 언덕에 손양원목사 가족묘가 있다. 이곳은 문화관광부가 기독교 유적지로 지정된 곳이고, 여수시가 480여억원을 들여 명년부터 개발키로 한 곳이다. 그런데 묘역을 둘러보면 기독교 순교자 묘역이라기보다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 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에는 손 목사님 내외분과 두 아들의 묘가 있다. 앞에는 아들의 무덤이 나란히 있고 뒤에는 1977년 부산에서 별세한 부인(정양순)과 합장한 무덤이 있다. 두 아들 무덤가운데에는 오석(烏石)으로 만들어진 비신(碑身)이 세워져 있다.
문제는 기독교 순교자 묘역이 사찰에서 볼수 있는 부도 ( 圖)양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비신은 상대석(上臺石) 중대석(中臺石) 하대석(下臺石) 그리고 맨위 옥개석(屋蓋石)을 씌워 전통적인 불교 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상대석을 보면 사방 모두 연꽃으로 세겨져 있는데 단엽앙련(單葉仰蓮) 연봉이고 중대석은 구름과 불로초가 어울어진 운용문을 세겼으며 옥개석지붕은 연잎으로 감싸고 모가 난 귀퉁이는 운용문과 귀꽃으로 장식했다. 옥개석 위에 보주 (寶柱)와 보륜 (寶輪)을 만들어 철저한 불교 양식을 담고 있어 보기에 더욱 안타가울 뿐이다.
기독교유적지로 등록되어 있는 이 묘비의 겉모양을 보게 되면 열반에 이른 스님의 사리를 모시는 부도처럼 만들어 져 있어 보는 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반듯이 이번 기회에 기독교 문화유적지로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진용철(한국문인협회회원(여수). 지져스작가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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