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며
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며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6.2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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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창 배 <여수지역통일연대>
온 국민의 염원과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의 파병철회투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라크파병 강요와 정부의 변함없는 파병결정에 의하여 가나무역의 김선일씨가 22일 오후 살해되고 말았다.

참으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제할 수 가없다. 내 손에 총이 있다면 이라크 테러리스트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저들도 그랬을 것이다. 수많은 자국의 민간인들이 죽어갔고 어쩌면 그들의 가족을 잃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라크 팔루자에 처음으로 간 어느 기자의 이야기를 인용하면 미군들은 고층건물에서 헬기레펠로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향해 저격을해 팔루자에서만 2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희생을 당했다고 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포로 학대 사건과 같은 비극들이 이라크의 잘못으로 시작된 것인가?

그렇다고 민간인에 대한 납치와 테러는 어떤 이유에서도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행동이 정당하거나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피의 보복이 악순환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분명히 말하건데 이번일로 추악한 미국의 침략전쟁에 빠져들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피의 보복은 또 다른 피를 부르는 연결고리가 될뿐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미국을 대신해 죽는일은 없어야한다. 그 악마같은 테러리스트의 성명중에 이런말이 있었다.

"한국인들은 이라크인들을 위해 온 게 아니라 미국을 위해 온 것이다" 한번쯤 몇 달전으로 돌아가 우리를 되돌아보자, 많은 토론회에서 파병찬성자들과 정부는 우리나라의 이익과 미국의 압력 때문에 파병을 해야한다고 했다.

수많은 파병반대자들은 그렇게되면 한국 역시 이라크 내에서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수 차례 지적해 왔는데도 정부는 안전할 것 이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반복하며 파병방침을 고수해왔다.

이제 전투병을 파병해 복수를 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다. 저 역시 한편으로는 그러고 싶다. 그런데 과연 그런다고 그 테러리스트들만 완벽하게 잡을 수 있을까? 전투병을 파병해 테러리스트처럼 보이는 이라크인들 을 다 죽여야 할까? 그 테러리스트를 잡기위해서는 이라크 국민들이 또 수없이 죽어야 한다.

또한 이라크의 가족들은 또 다른 테러리스트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수없이 죽을 것이다.

또 한국은 테러리스트의 공포로 하루 하루 불안에 떨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연속은 우리 모두에게 큰 재앙으로 다가 올 것이다.

김선일씨는 이라크의 과격 저항세력에게 죽임을 당했지만 이라크 파병을 강행하려는 노무현정권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고, 이라크 침략전쟁을 강행하는 부시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고, 전쟁을 반대하지 못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우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다.

이제 정부는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선 안된다. 그것만이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한 살아있는 자들의 예의인 것이다. 이국의 땅에서 조국을 원망하고 죽어갔을, 조국에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여 죽어갔을 고 김선일씨의 명복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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