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위해 피흘렸는데...”
“나라위해 피흘렸는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04.06.16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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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후유의증 전우회 여수지회 김도연 회장
1963년부터 1973년까지 10여년 동안 베트남전에 참전한 대한민국 군인은 총 32만명. 이중 고향땅을 다시 밟은 사람은 대부분인 30여만명.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고향땅을 밟고 나서 부터였다.
원인도 모르는 병에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전장에서는 그렇게 용감했던 전우들이 하나 둘 쓰러져 가기 시작했다.
원인도 모른채 사망한 인원수가 10만명이 넘어가서야 베트남전에서 모기약으로 알고 아무렇지도 않게 몸으로 받아냈던 백새기 가루. 고엽제로 인한 후유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전장으로 내 몰았던 정부에서는 아무도 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았다.
급기야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32명의 해병대가 정부를 상대로 끊임없는 투쟁을 벌여 겨우 고엽제 후유증 환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었다.
베트남전이 종료된지 35년여만이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고엽제 환자로 판명된 수만명 보다 더 많은 수십만명의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에 대해 정부가 정확한 대책을 마련해 놓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여수지역에만도 570여명의 고엽제 후유증 및 후유의증 환자들이 있다. 이중 고엽제 환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30여명. 나머지 540여명은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로 정부의 지원에서 많이 빚겨나 있다.
고엽제 후유의증 전우회 김도연 여수지회장은 “정부가 월남전이 끝이난지 30여년이 지나서야 고엽제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에 대해서는 아직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후유의증 환자들의 경우 경중에 따라 고도와 중도 경도 등외로 구분해 고도의 경우 월 43만원, 중도 34만원, 경도 23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있을 뿐이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또 “고엽제 환자나 후유의증 환자의 경우 모두가 무기력 증으로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쳐야 할 시기인 젊은 시절을 아무 일도 못하고 지낸 경우가 허다해 경제적으로 아주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60~70년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원동력이 월남전에서 고엽제에 몸이 병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싸운 우리 전우들의 피의 대가”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제 고엽제의 문제는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 자식의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선천성 기형이나 피부이상, 척추이분증, 구개열, 구순열, 뇌척수 기형, 무뇌아, 선천성 심장질환에 아파하고 있는 2세들에 대한 지원책 등 고엽제 환자와 후유의증 환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에게 정부가 이제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고 전했다.
박태환 기자
seano71@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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