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다방 탈출한 미성년자 경찰 '나 몰라라'
티켓다방 탈출한 미성년자 경찰 '나 몰라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04.05.29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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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여성 관할 경찰 외면 여성단체 비난 거세
경찰청 지시로 도경 기동수사대 급파 수사 중
티켓 다방에서 윤락을 강요받던 미성년자 2명이 여수경찰서에 구조 요청을했지만 오히려 범죄자로 취급돼 "구속한다"는 등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있다.
특히 피해여성들이 관할 경찰서를 믿지 못해 서울경찰청의 지휘로 전남도경 기동수사대가 티켓 다방을 급습해 직접 수사에 나서는 등 강도높은 수사를 벌여 관할경찰의 직무유기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성단체 등 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등 여수경찰에 대한 책임추궁에 나설 것으로 보여 파문이 예상된다.
여수시 봉산동 소재 Y다방에서 티켓영업을 해 온 이모(18. 전남 순천시)양과 조모(18. 전남 순천시)양은 업주의 윤락 강요와 빚이 쌓이자 지난 25일 숙소를 벗어나 순천으로 탈출해 26일 오후 6시경 여수경찰서에 구조 요청을 했다.
그러나 여수경찰은 돈을 갚으라는 이야기와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사용했기 때문에 구속할 수 있다며 피해 여성을 피의자로 취급해 피해여성들은 겁에 질려 구조 요청을 더 이상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Y다방 업주에게 진 빚은 이 모양이 370만원이며 조 모양은 270만원으로 소위 '선불금'명목의 빚이다.
또 이들이 미성년자임에도 다방에 취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길거리에서 주민등록증을 습득해 명의를 도용, 보건증을 발급 받아 취업했기때문이다.이는 경찰의 구속발언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여수성폭력상담소(강정희 소장)에서 28일 만난 이들은 “26일 티켓영업을 강요하던 봉산동의 Y다방에서 탈출하면서 업주로부터 부당한 빚 독촉과 함께 소개소로 넘긴다는 협박을 받았다"며 "여수경찰에 구조요청을 했으나 오히려 범죄자로 취급해 김강자 서장이 재임했던 서울 종암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피해사실을 상담하게돼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종암경찰서는 피해여성들의 법적인 문제에서부터 현재 상황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 여수경찰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여수성폭력상담소는 여수경찰이 피해여성의 구조요청을 외면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청 본청으로 곧바로 사건 내용을 알리고 전남경찰청 여성지도계와 함께 업주 처벌과 피해 여성 구출에 착수했다.
강정희 소장은 "경찰은 성매매 피해사건에 대해 상납고리나 업주와의 인간관계 등으로 피해여성을 피의자로 취급하는 등 인권을 유린해 왔다"며 "도경내에서도 여수경찰의 직위해제를 고려할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해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를 해 다방가의 윤락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여수성폭력상담소의 요청으로 28일 오후 12시경 급파된 전남도경 기동수사대 5명은 문제의 Y다방과 피해 여성의 숙소인 L모텔(여수시 봉산동)을 급습, 장부 일체를 압수하고 또 다른 피해 여성 2명을 구출해 관할 경찰에 알리지 않고 여수시 모처에서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수시 일원의 다방,노래방,음악홀 등에 대한 윤락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펼칠 계획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여수경찰 고위 간부는 29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 일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성매매여성에 대한 교육은 여성청소년계에서 담당하며 신고가 들어 왔을 경우 해당 지구대나 형사반에서 처리하지만 성매매여성 관련 신고건에 대한 자체교육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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