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수사람은 등신 ?
[기자수첩] 여수사람은 등신 ?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5.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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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려고 마음 먹은 돈도 못받아 가면서 뭔 지역발전기금이냐”

최근 여수지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지역발전기금에 대한 여수산단 총무팀 한 관계자의 볼멘 소리는 의미 심장하다.

산단 주변 마을 이주사업비 총 3360억원을 놓고 국가와 지자체, 입주업체가 각각 부담하기로 한 보상비 가운데 입주업체가 당초 부담키로 한 보상비는 360억.

그러나 감사원의 산자부 감사 결과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와 지난 해 10월 31일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차관회의에서 국가는 1801억, 교부세 267억, 지자체 1172억,입주업체는 120억의 간접 보상비를 분담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결국 360억이 120억으로 줄어든 셈이다. 그 차액은 무려 240억. 산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주보상비 분담을 놓고 힘겨루기를할 당시 산단 입주업체 사장단들은 360억을 분담하는데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은 분위기였다는 것.

따라서 240억에 대해 여수시의 지도자들이 정치력을 발휘했다면 얼마든지 이 돈을 지역사회로 환원시킬 수 있었다고 산단 총무팀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속된 말로 ‘꽁돈’ 240억을 날려 버린 셈이다.

이에앞서 남해화학이 석고 침출수 유출사고로 파문이 일었을 때도 남해화학이 100억을 여수시에 기부하겠다는 말이 나왔지만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쯤되면 “주는 돈도 못 받아 먹는 등신들”이라는 욕이 나올 법도 하다. 책임 있는 지도층 인사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 밖에 안 된다.

“불나기만 기다린다”는 산단 관계자들의 원성이 담고 있는 속뜻을 이제는 깊이 헤아릴 때다.

일단 지역발전기금 조성을 누가 어떻게 해야할 지부터 정해지 않은 상태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기는 힘들다.

여수산단과 여수시, 여수시민이 이같은 문제를 모색하고자 탄생시킨 ‘여수공발협’이 공청회부터 열어 여론 수렴에 나서는 일이 순서 일 것 같다.

입주업체들도 ‘우는 아이 젖주는 식’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면피할려고 하지 말고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

여수산단을 대표하는 ‘LG정유’의 경우 지난 해 매출액은 11조 6543억원이지만 지역사회에 환원한 것은 고작 16억8천여 만원에 불과하다.

'지역발전기금'을 놓고 입주업체와 지역사회 양자 모두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시기에 또 다시?소수 인사들의 손에만 쇳가루가 묻혀지는 일이 반복되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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