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여수시 공사 예산 낭비‘된서리’
감사원, 여수시 공사 예산 낭비‘된서리’
  • 임현철 기자
  • 승인 2004.05.18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남경기장 시설공사, 8천9백여만원 감액조치 및 관련자 주의촉구
감사원이 공공기관의 예산낭비 사례에 대해 시정조치를 취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통상적인 수법으로 동원되는 각종 공사의 설계변경으로 인한 예산 부풀리기 관행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또 일반적으로 각종 공사 전, 용역발주 기관의 요구사항이 그대로 반영된 부실한 용역결과를 토대로 예정가 산정을 잘못한 관련자에게 주의조치를 내려, 시민 혈세인 예산의 낭비요인을 줄이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이 요구된다.
여수시민협은 17일, '여수시 진남경기장 우레탄시설 및 인조잔디 시설공사'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인조잔디 규격변경에 따른 설계변경 시 공사계약 일반조건에 따라 89,165,800원 만큼 감액조치 하도록 시정요구를 하였음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단체는 "감사원이 진남경기장 인조잔디 등 시설공사의 주요자재인 인조잔디의 예정가격을 잘못 산정한 여수시 관련자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함께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수시민협은 지난 2월 12일 '여수시 진남경기장 우레탄시설 및 인조잔디 시설공사'에 대한 예산 과다계상과 인조잔디 선정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 단체는 감사 청구 전, 여수시가 진남경기장 시설공사를 위해 발주한 설계 용역보고서가 인조잔디의 경우 설계서의 제품단가가 과다하게 계상되어 예산을 낭비하게 작성됐고, 국내산 제품이 전국적으로 80% 이상 시공됨에도 외국제품을 선정하도록 유도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와 함께 2003년 6월 함안군에서 실시한 조달청 입찰에서 여수시와 동일한 업체가 제곱미터당 46,378원을 제시했는데도, 여수시는 조달청 가격보다 3만여원이 높은 제곱미터당 7만5천원의 단가를 받아들였다며 예산낭비의 시정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여수시는 이 당시 시설공사와 관련, 외국산 인조잔디를 비싼 가격에 구입하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으며 "진남경기장을 동계훈련장소로 제공하기 위해 여수시장이 외국산 잔디를 지시하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수시민협은 이에 대해 "그동안 공무원들이 시의 주요 용역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문지식 없이 용역기관의 부실한 보고서를 맹신한데서 발생한 전형적인 탁상행정과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행정의 전환을 촉구했다.
여수시민협 한창진 상임대표는 "감사결과는 지방자치단체가 그동안 예산에 대해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관행적인 예산낭비 사례를 밝혀낸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자신들의 지역구에 대한 선심성 예산 심의는 제쳐두고, 다른 예산안 심의에서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어가는 여수시의회도 그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잘못된 용역은 혈세낭비를 가져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온다."면서 "추후 발주될 용역은 검증된 전문가와 시민단체를 참여시켜 낭비성 예산을 막아 효율적인 예산집행이 될 수 있도록 방안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영 예산평가단장은 "진남경기장 공사가 낙찰된 곳이 모 신문사의 계열사로 밝혀졌다."며 "모 신문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기사를 크게 내보내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해 건설업체와 신문사의 관계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꼬집었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여수시 감사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통보 받고 담당 과장 등 3명에 대해 주의조치와 8천9백여만원의 감액조치를 단행하길 통보했다."고 말했다.
또 여수시의 공사 관계자는 "당초 용역보고서에서는 19억여원의 사업비 설계가 나왔으나 시설공사시 17억4천만원의 공사비가 책정됐고, 인조잔디 제품 공급회사인 미국본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시장의 지시에 따라 중국산으로 바꿔 15억4천만원의 사업비로 공사를 진행하는 시점에 감사원 감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제품사인 미국회사가 부도가 났지만 똑같은 품질의 중국산으로 하면 예산낭비 요인을 줄일 수 있어 중국산으로 시공했으며, 감사원 감사 결과가 통보됨에 따라 9천여만원을 설계변경을 통해 예산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진남경기장 시설공사 낙찰업체의 모신문 계열사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입찰과정에서는 시공사와 모 신문사가 관계된 것을 알지 못했지만 낙찰 후에 알게 되었고, 시공이 잘돼 신문에 내겠다고 해서 홍보기사를 쓰련가보다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용역부실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1일쯤 정리추경에서 예산이 통과되는 등 예산학보가 늦어졌고, 5월 열릴 도민체전 관계로 시공이 급박해 감독 공무원의 과다 설계 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그간의 사정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여수시민협은 행정기관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사례에 대해 전국적으로 유사한 사례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중앙 관계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