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인권 유린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인권 유린
  • 관리자
  • 승인 2004.05.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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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고영호 기자
CBS의 기사 송고 프로그램을 검색해봤다. 지난 해 7월 11일부터 올 해 4월 27일까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이하 출입국사무소)' 대해 모두 32건의 기사를 썼다.
시청이나 경찰서 같은 각 기관에 비해 일반 시민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 곳에 대해 왜 그토록 집요한 관심을 가졌을까.
오동도 입구 매표소 바로 왼쪽에 있는 출입국사무소. 굳게 닫힌 정문 바깥쪽에서는 관광객들의 웃음 소리가, 정문 안쪽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의 한 숨 소리가 교차된다.
출입국사무소는 이주 노동자들을 일시적으로 수용해 보호하는 법무부 산하 기관이다. 이들은 형사범이 아닌데도 사실상 죄인 취급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여수의 끝자락 한 귀퉁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유린 실태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작년 7월 10일 중국인 44살 원충림씨가 수용 중 숨졌다. 원씨는 사고 당일 새벽부터 머리가 아프다며 호소했지만 내과 전문의인 공중보건의는 채한 것으로 엉뚱한 진단을 내렸고 결국 아침에야 뒤늦게 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출입국사무소는 성심병원측이 대학병원으로 데려가자는 것을 거절해 사실상 환자를 방치한 끝에 자발성뇌출혈로 운명하게 조장했다.
출입국사무소는 중국에서 달려온 원씨 유족들에게 보상금도 주지 않았으며 부의 형식으로150만원만 냈을 뿐이다.
수용돼 있던 이주 노동자가 비명에 쓰러져 갔는데도 이처럼 무책임한데 하물며 현재 수용돼 있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심한 압박감을 가하고 있겠는가.
출입국사무소에는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온 이주 노동자 70여 명이 7-8평 방 9개에 분산 수용돼 있는데 1인당 한 평도 채 안 되는 공간에서 살고 있다. 방마다 24시간 돌아가는 CC-TV가 비추고 있어 사생활이 이미 침해받고 있다.
진압봉을 휴대한 채 근무하고 있는 경비 직원들은 인권 유린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해 명찰을 달고 있지 않다.
외부 병원에 치료받으러 이동할 때 일부 이주 노동자들에게는 수갑이 채워진다. 영양사도 없는 식단에 한 끼 당 겨우 천 200원 짜리 식사를 한다.
저녁 식사시간의 경우 오후 4시에 했지만 민주노동당 여수지구당이 지난 해 12월 항의한 뒤부터 한 시간 가량 늦춰졌다.
한 겨울에도 2-3일에 한 번 온수를 틀어줬을 뿐이다. 한 달이 넘도록 단식투쟁했던 네팔 출신 샤말 타파씨에게는 지난 달 1일 새벽 기습 강제출국 조치로 보답(?)했다.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의 안하무인격 태도도 원성의 대상이다.
원충림씨가 숨졌을 당시 여수경찰서 형사들이 조사하려고 하자 검찰 지휘를 받았느냐는 등 고압적 자세로 일관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김익환 소장은 수용된 이주 노동자들을 "꼭 국가 돈으로 먹여 살려야 하느냐"고 말해 인권 부재 의식을 드러냈다.
평소 인권을 강조해 온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출입국사무소의 이런 인권 유린 행태를 제대로 알고 나 있는지, 모른다면 지휘감독에 소홀했다는 반증은 아닌지 곱씹어 볼 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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