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행정이 낳은 ‘개발=파괴’
장님행정이 낳은 ‘개발=파괴’
  • 관리자
  • 승인 2004.04.3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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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4월 4일
지방자치제 이후 선거직 단체장들의 선심성 행정으로 온 국토가 난자 당하고 있다.
단체장들의 공약을 명분으로 개발되는 갖가지 사업은 창조가 아닌 파괴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한마디로 미래를 보지 못한 행정에서 오는 범죄적 행위라고 말해도 될 성싶다.
우리지역도 파괴적 개발에 따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래의 희망이자 자원인 강산이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찢기고 메워져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로 방치되는 것은 분명 절망 일 것이다. 흔히들 여수를 일컬어 신이 내린 이름다운 도시라고 한다.
이에 천혜의 국제해양도시,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관광도시 등 아름다움을 함축한 '미항여수'로 불리워 지고 있다.
시에서도 각종 세미나 장에서 '국제 해양도시건설... 머물러 가는 도시다'고 말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그러나 여수시에서 이뤄진 각종 개발 = 파괴를 살펴보면 부끄러움을 면치 못할 정도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진모지구 매립공사, 한신 아파트, 신월 웅천 간 해안도로, 소호동 해안도로, 해태아파트, 웅천도로 절개지, 웅천택지 해안매립 소호동 택지개발지구의 고층아파트 허가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즈음 되면 300년을 내다보고 한 도시계획이니 국제해양관광도시개발 등의 구호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수시의 도시계획 중 꽃이라고 볼 수 있는 오동도에서 송소까지의 해안선은 여수의 미래를 제시 할 중요한 보고이다.
하지만 이제는 국제해양도시 건설 등을 장황하게 설명 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 같은 절망은 불과 10여년 만에 이뤄졌다.
여수시의 미래를 단체장 몇 사람에게 맡긴 후부터는 안 하니만 못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필자는 우리의 해안을 보면 외국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몸짱' 여인들이 해안을 따라 조깅을 하는 모습과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아름다움 자체였다.
여기에다 우리의 작은 섬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연상해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굳이 외국을 보지 않더라도 서울시의 한강 고수부지의 조깅, 자전거도로를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고 도시계획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만약 해안가로부터 조깅도로와 자전거도로 신설하고 그 다음 자동차 도로를 만들었다면 전국최고의 마라톤 코스와 산책로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 말해야 입만 아픈 일이지만 과거 장님행정을 끄집어 내어본다면
땅속은 신기동과 학동, 망마경기장은 개발 당시 쓰레기로 매립해 썩은 웅덩이 위에서 살고 있는 꼴이다.
땅에서는 소호동, 신월동 웅천의 해안이 모두 매립되었거나 매립될 예정이다.
산들은 망마산 구봉산 등의 산자락들은 찢기고 잘려 나갔으며 고층아파트가 들어서 산들을 병풍처럼 막고 있다.
하늘도 마찬가지다 산단에서 뿜어내는 공해물질로 도시를 온통 뒤덮여 폐를 조여들게 하고 있다.
최근 구봉산 자락을 잘라내고 아파트를 짓고 있는 현장은 파괴적 행정을 실감할 수 있다.
청정해역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월호동 구봉산 자락이 포크레인의 굉음소리와 함께 통째로 잘려 나가고 있다. 문제의 공사는 미항의 여수를 자르는 역사적인 대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현장에서 내려다 본 경도, 소경도 등 작은 섬들 속에 출렁이는 바다는 아름답다 못해 넋을 잃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바다에서 본 공사현장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흉물 자체였다.
여수를 대표하는 구봉산 자락이 이처럼 처참하게 찢겨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신축한다는 것은 분명 원망과 분노임이 틀림이 없을 것이다.
문제의 현장은 아파트공사를 위한 개발이 아닌 산사태를 복구하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더욱이 도시 한 복판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파괴적 행위가 시민들에게 알려지면 어떤 결과를 불러 올 것인지도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여수의 미래를 잘라 내도록 허가 해준 행정행위는 법 이전에 애향심이 결여된 데서 비롯됐다는 비판과 함께 도덕적인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필자 역시 언론인의 한사람으로써 이 같은 환경파괴에 따른 책임을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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