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월급봉투 건넬 때 가장 행복하다”
“아내에게 월급봉투 건넬 때 가장 행복하다”
  • 박성태 기자
  • 승인 2004.04.29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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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 꿈꾸는 1급장애인 전재수씨
지난 91년 자신의 차로 부산에 갔다가 뜻밖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된 전재수씨(51). 그는 요즘 사는 맛이 나는 사람이다. 지난 해 12월부터 한일교통(김종태 대표이사)에서 영업용 택시의 핸들을 잡으면서 꿈이 생겼기때문이다.
일반인도 힘들어 마다하는 택시영업, 그러나 그에게 택시영업은 10여 년간 직업도 없이 휠체어에 의지해 속앓이를 해 온 고통을 잊게 해 준 구세주였다.
어느새 핸들을 잡은 지 1년 6개월. 몸은 피곤해도 즐겁기만 하다. 월 100만원이 넘는 월급 봉투를 아내에게 건네줄 때 그는 가장 행복하다. 자신 때문에 힘들었던 가족들에게 작으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때문이다.
사고 당시 초등학생이였던 두 딸은 어느새 성인이 돼 결혼을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두 딸에게 아버지로서 떳떳한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 스스로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장애인전용 택시회사가 아닌 일반 택시 회사에 1급 지체장애인이 택시 영업을 하게된 것은 전씨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지금은 벌써 한일교통에만 21명의 장애인 기사가 일하고 있다. 목포와 곡성 등 입소문을 듣고 찾아 온 장애인들도 있다. 전남에서 유일하게 장애인을 대거 고용하고 있는 한일교통은 경비, 경리, 총무 모두 장애인이다.
그는 장애인에게 택시일처럼 좋은 일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눈치볼 필요 없고 차를 몰고 나가면 모두 사장이기때문이다. 다만 긴급 상황시 행동에 제약이 따라 불편하다고 한다. 특히 그는 짐을 든 노약자분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가장 안타깝다고 한다.
택시 영업을 시작하면서 그는 소중한 꿈이 생겼다. 바로 개인택시 면허를 획득하는 일이다.
보통 무사고 12년이상을 할때 가능한 개인택시 면허를 따는 일은 장애인에게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는 성실히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는 “장애인 택시기사들이 개인택시 면허를 따는데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정책적인 배려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개인택시 면허 획득 조건을 장애인 기사들에게 좀 더 완화한다면 더 많은 고용창출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일교통은 장애인을 고용하고부터 회사 경영수지가 나아지고 있다. 처음 시작은 상당한 위험을 안고 과감히 시작했지만 지금은 전체 인원의 60%대 까지 고용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 류상종 전무이사는 “장애인에게 가장 빨리 눈을 돌리는 지자체가 앞으로 표본이 될 것이다”며 “복지시설을 갖춘 장애인전용 택시회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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