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우러나는 다섯가지 맛
차에서 우러나는 다섯가지 맛
  • 관리자
  • 승인 2004.04.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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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그 의미를 새겨 다소곳이 맛보는 것을 음미(吟味)한다고 한다. 이것은 음식만이 아니라 정신 생활까지 적용된다. 그런데 이런 음미의 태도는 바로 차에서 유래한 것이다. 잘 우러난 차를 음미하면 거기에는 분명히 다섯 까지 맛(오미: 五味)이 있다.
■ 쓴 맛 = 차를 음미하면 맨 처음 혀끝에 와 닿는 맛이 쓴 맛이다. 차가 쓴 맛이 나는 것은 탄닌이라는 고미물질(苦味物質, bitter substance)이 있기 때문이다. 이물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히 소화제, 교미제(矯味濟)로 쓰인다.
동양에서는 육모초(=익모초), 서양에서는 고미팅크(bitter tincture)로 대표되는 이 성분은 위벽이나 위장을 자극하여 소화액의 왕성한 분비를 촉진한다.

■ 떫은 맛 = 차를 마실 때 쓴맛 다음으로 혀에 와 닿는 것은 떫은맛이다. 이것은 탄닌, 사포틴 과 카페인 성분 때문이다. 떫은 맛 하면 우리는 곧잘 감을 생각하고 아이들이 설사할 때 약으로 떫은감을 먹게 하던 예전 기억을 떠올린다.
이때 탄닌 이 든 차를 잘 사용하면 훌륭한 지사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포닌은 항암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신 맛 = 차에서 그 다음으로 느껴지는 것은 신 맛이다. 이것은 차에 함유된 풍부한 비타민 때문이다. 비타민C는 식물 가운데에서 익히지 않은 생식품 에 많다. 차의 경우도 완전 발효된 홍차보다 녹차에 비타민C가 더 많다.

■ 짠 맛 =소금맛과 같은 짠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떠한 생물이든 나트륨이 함유되지 않은 것이 없다. 이것은 생체액의 산성도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 단 맛 = 단 맛은 차에 함유된 포도당 또는 전분 같은 탄수화물 그리고 아미노산류에서 나온다.
차의 오미(五味)는 흔히 인생에 견주어진다. 유난히 '오(五)'자를 성스럽게 보는 민족 사상과 경부되는 말이긴 하지만 오미란 곧 삶의 느낌과 같은 것이다. 차를 마심으로써 오미를 자기 안에서 서서히 하나의 향기로 승화시키는 일은 참으로 지혜로워지는 훈련이기도 하다.
차는 오감(五感)으로 마신다고 한다.
귀로는 찻물 꿇는 소리를, 코로는 향기를, 입으로는 맛을, 눈으로는 차와 다기를, 손으로는 찻잔의 감촉을 즐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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