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방언사전' 출간 화제
'여수방언사전' 출간 화제
  • 박성태 기자
  • 승인 2004.04.20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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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청 이희순씨 병마와 씨름하며 여수 말 정리
“삭신이 아파서 갱신도 못한다”, “복조가리가 없다”
이런 말은 여수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 여수 사투리는 간단하면서도 정감이 있고 감정 전달을 솔직히 하는 멋이 있다. 영어공용화론이 공연히 거론되는 요즈음에 여수 사투리의 멋과 의미를 말하는 일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여수시청 소라면도서관에 근무하는 이희순씨는 돈키호테일지 모른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은, 속된 말로 그야말로 돈이 전혀 안되는 책 한권을 내놨다. 다름 아닌 ‘여수방언사전’(도서출판 어드북스)이다.
대장암이라는 병마와 씨름하면서 여수 말과 속담, 방언을 정리해 낸 그는 이미 96년부터 사전을 한번 출판해보기로 작정을 했다고 한다.
방언대사전은 물론이고 국어대사전을 몇 번이고 탐독하면서 일궈낸 이 사전에는 주옥같은 여수 방언이 3천여 개가 수록되어 있다.
사전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을 버리고 이 책을 한번이라도 일독한다면 여수 방언이 이렇게 맛깔스러운 것이였는 지 새삼 놀랄 것이다.
국문학자도 아닌 평범한 공무원 한 사람이 해낸 일치고는 너무 큰 사고(?)를 친 것이다. 여수 주삼동 토박이인 그는 83년부터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21년째를 맞고 있다. 밤을 새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그렇다고 공직생활은 누구보다도 성실했던 그는 일상에서 눈과 귀를 열고 여수 말을 일일이 채록했다고 한다.
그는 여수 말을 연구하면서 “여수사람이 순 우리말을 그렇게 많이 쓰고 있었는지 몰랐다”며 “두려운 마음에 책을 냈지만 시비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출판 소감을 말했다.
앞으로 1년 정도 이 사전을 토대로 더 연구를 해 수정,증보판을 낼 계획인 그는 내친김에 사라져가는 여수 풍속도 전문적으로 연구해 책을 발간한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수방언사전은 현재 여수 대양서림에서 권당 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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