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전면 재검토해야
이라크 파병 전면 재검토해야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4.10 2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일(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
최근들어 또 다시 이라크 파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이는 진즉부터 이미 예고된 파병국의 응징과 이라크 내전 상황의 악화 및 파병 주둔지 변경으로 인한 것이다. 한국의 이라크 파병의 본질인 평화재건이라는 목표가 크게 상실될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이에 시민사회의 각계 여론들은 파병을 아예 전면 재검토하여 철회라는 요구가 들끓고 있다. 우리는 삶의 많은 것을 역사에서 배우고 있다. 정치와 전쟁도 이점에서 예외는 아닐 듯 싶다.

1960년대 중반 우리나라는 이미 베트남에 파병하여 참전한 일이 있었다. 베트남은 누천년을 중국의 종속상황에 놓여 있다가 프랑스 식민지를 벗어나 해방된 독립국을 세우려는 나라였다. 그러한 나라를 미국이 중국과 구 쏘련과 같은 사회주의를 견제하고,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로 만들기 위해 침략전쟁을 시도한 것이었다.

이곳에 우리나라가 참전하였던 것인데, 당시에도 처음에는 비둘기부대라는 비전투병을 파병하였다. 이른바 자유수호를 위한 기치아래 보무도 당당하게(?) 미국의 용병을 자처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기어코 맹호부대, 청룡부대, 백마부대 등 전투병을 속속 파병하기에 이르고 만다. 그래서 이른바 자기 나라도 식민지 경험이 있는 나라가 남의 나라 독립해방전쟁을 방해하려고 한다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질시와 눈총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40여년이 지난 2004년에 이번에는 저 중동 열사의 나라 이라크라고 한다. 미국의 침략에 들러리를 서는 것도, 처음에는 비전투병을 파병하자는 것도, 자유민주주의 건설에 동참하자는 것도 하나같이 40여년전의 상황이 재현되는 착각 속에 망각의 소름이 끼쳐 온다.

미국은 언제나 그랬듯이 9.11 테러범 빈 라덴과 독재자 후세인을 제거하여 이라크에 자유민주주의를 건설하려고 한다. 또한 대량살상무기를 없애 국제사회의 위협을 없애려 한다고 한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는 명분일 뿐이고, 실제로는 석유 이권을 독점하려는 침략전쟁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 그 침략전쟁에 우리의 젊은이들을 자이툰이라는 이름으로 이제 또 다시 전장의 방패로 삼으려고 한다. 자국의 국익과 안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우리의 젊은이들과 이라크 민중들을 희생의 볼모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꼭 1년만의 이라크전 재발과 확산으로 인해 자국의 군대와 국민이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마당에,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하는 것 역시 테러에 다름 아니다.
미국의 침략전쟁은 세계2차대전 이후로 한국을 비롯하여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이른바 제3세계 신생독립국가에 미국의 이해와 이익에 맞는 정권을 창출하고자 항상 독재정권을 비호해 왔으며, 이를 위해 국가테러 행위를 서슴치 않았던 것이다. 정작 테러의 원조는 미국인 것이다.

국민의 생명이 죽음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위협에 처해지면 정부도 국회도 이제 심각하게 파병을 다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참으로 우리는 역사에서 또 다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