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동안 천당과 지옥 오갔다”
“2분동안 천당과 지옥 오갔다”
  • 박성태 기자
  • 승인 2004.04.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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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이종옥부장이 말한 사고 뒷이야기
9일 오전 10시 30분 이일산업 폐유 탱크가 ‘펑’ 하는 굉음과 함께 폭발하는 순간 인근 LG화학 총무팀 이종옥부장은 망연자실했다. 기자들도 모두 LG화학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는 순간이였다.
“또 죽었구나” 라는 생각에 이부장은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 “어디서 폭발했냐”고 묻자 LG화학 직원들은 검은 연기와 함께 치솟은 불기둥을 가리키며 EPS 공장쪽인 것 같다고 답하자 이부장은 “올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에 다리에 힘이 쭉 빠진 채 사무실로 들어왔다.
이부장은 자리에 앉지 못한채 다시 밖으로 나가 사고 난 곳을 확인하자 이번엔 PVC쪽이라는 말을 듣고 곧바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기 위해 정문쪽으로 향했다. 정문쪽을 통과하면서 다시 확인하는 순간 정문 경비대원들은 LG화학 공장 넘어 철길 쪽이라고 확인해줬다.
자신의 공장에서 폭발한 줄 알았던 이부장은 경비대원의 말이 믿어지지 않는 순간이였다. 사고가 난 후 자신의 공장에서 폭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은 불과 2분. 이부장은 “2분안에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온 기분이였다”고 말한다.
이부장은 이 날 사고현장까지 달려가 마치 LG화학에서 사고가 난 것 마냥 자리를 지켰다. 사고 현장이 수습된 뒤에도 경찰서와 노동사무소를 오가며 사고 수습 과정을 지켜보다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야 사무실로 돌아왔다.
LG화학 관계자들은 사고 공장이 철길하나 사이로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이날 폭발사고로 LG화학 연수원동 유리창 일부가 깨졌지만 제품 생산 공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한 숨을 넘겼다.
한편 바스프사 박경호 과장은 “이번 사고로 또 다시 반여수산단 정서가 지역민들에게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연차보수기간에 들어간 공장들마다 안전관리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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