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말고 사람을 뽑자
정치인 말고 사람을 뽑자
  • 관리자
  • 승인 2004.03.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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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온 도시는 봄꽃의 향연으로 세상은 희망을 품기 시작한다.
기쁜 마음으로 제일 먼저 매화꽃, 진달래꽃, 개나리를 마중 나가야 하지만 기자는 올 봄이 분명 잔인한 계절로 먼저 다가올 것임을 직감한다.
애써 그 까닭을 묻는다면 바로 '차 떼기+불장난'의 주인공들을 뽑는 시기이기 때문이다.작금의 정치판 때문에 전국방방곡곡에서 진달래의 붉은 물결이 아닌 촛불시위가 일어나 반도 밤을 밝히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촛불시위지만 꿰뚫어 보면 횃불을 든 시민봉기가 일어난 것이다.
탄핵정국은 한마디로 어린아이가 불장난을 하다 산불을 내고 도망도 못 가고 울음을 터트리는 형국으로 볼 수 있다.
국회의원들의 작태를 지켜본 한 시민은"국회의사당을 차라리 레슬링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썼으면..."푸념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속에서 국민들을 업신여기는 넋빠진 사람들을 만나 글을 써야 하는 기자들도 상당한 중압감과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들의 오만한 포장지를 벗기지 못하고 마냥 지켜만 보았던 것도 자책으로 남고있다.
최소한 탄핵에 나섰던 현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의사를 손톱에 낀 때만큼 만이라도 생각했다면 이 지경까지 왔겠는가. 국회의원과 대통령은 국민 모두가 산통을 겪으며 직접 뽑은 자식들이다. 물론 서로 잘해보자고 다툴 수는 있지만 코드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폭행 내지는 쫓아냈다는 것은 불효자식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 정치권을 견제하는 것은 오직 시민의 몫으로 남겨 졌다.
솔직히 국민들은 국회가 잘할 필요도 없이 사고만 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을 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한 시민단체 대표는 "과거 군사독재 정권과 싸웠던 민주화 운동도 법대로 해서 된 것은 아니다"고 낙선운동의 정당성을 설명 할 정도였다.
필자는 한때 사람이 싫어 개를 좋아하게 돼 명견이라고 불릴 만한 개 십여 마리를 키웠다.
개와 정치인을 비교한다면 다소 무리가 있지만 사람과 개의 비교가 아닌 정치인과 개의 성격을 비교하는 것은 이해하리라 믿는다.
미 해병대의 상징물로 불리는 '피플'이라는 개의 사나움은 개중에서는 으뜸이다. 이 개는 한번 물면 이가 부러져도 놓지 않는다고 할 만큼 잔인하다.
하지만 이 개는 주인에게만은 밥을 주지 않아도 절대 복종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개다. 정치인이 피플과 닮은 것은 양보 없는 잔인한 혈투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점은 정치인은 주인을 무는데 피플은 주인에게 절대 복종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정치인보다 개가 났다는 논리가 맞을 성싶다.
이번 총선에서는 주인을 물지 않을 분명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우리는 정치권에게 '보자보자 하니 너무 하는 구만, 유권자를 우습게 알아' 등의 성토를 하다가도 정치인들의 사탕발림에 넘어가기 일쑤다.
막상 표 찍을 때에는 옆집 철수엄마 일당 받고 선거 운동하는 것이 안타까워 찍고, 문중보고 표 던지고, 찜질방 보내주었다고 표를 주니 갈수록 유권자를 우습게 아는 것은 아닌가...,
특히 세상 돌아가는 것에 무관심한 아줌마들...눈 크게 뜨고 귀 열어야 할 때이다. 더구나 정치인이 어쩌고저쩌고 말하는 것 또한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자기 표를 업신여긴 죄로 치러야 할 혹독한 대가가 어떤 것이지 알아야 한다.
이웃집 아저씨가 구조조정으로 쫓겨나고 중소기업을 하던 친척이 목숨을 끊는 가슴아픈 모습을 또 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하며 희망찬 봄을 맞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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