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말타파 '석방 대책위' 구성
샤말타파 '석방 대책위' 구성
  • 박상현 기자
  • 승인 2004.03.10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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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가세...출입국사무소 단속팀 해체 주장
이주노동자들의 대표격인 샤말타파(32. 네팔) 석방을 위한 노동단체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책위가 꾸려지는 등 석방운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책위는 10일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샤말타파 석방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결의대회를 통해 "네팔의 내전이 점점 악화되고 있어 샤말타파가 네팔로 돌아 갈 경우 네팔 감옥에 수감되는 것은 물론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며 "한국이 샤말타파를 강제출국시키는 것은 샤말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따라서 "인도적인 차원에서도 샤말타파의 석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샤말타파의 석방과 함께 강제연행된 이주노동자의 전원 석방, 출입국관리사무소 강제추방 단속팀의 해체, 산업연수제도의 폐지,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실질적인 노동3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한편 여수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23일동안 단식농성중인 샤말타파는 이날 집회시작과 함께 전화를 통해 "동지들과 지역민의 따뜻한 관심에 감사한다"며 "한국 경제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한국정부는 아무런 책임을지지 않고 무조건 이주노동자들을 추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쌰말타파는 또 "이주노동자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끈끈한 연대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샤말타파가 한국인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여수 외국인 보호소에서
시민 여러분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네팔인 이주노동자 샤말타파입니다. 10년째라는 말 들었을 때 놀라셨죠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다니, 저도 놀랬습니다. 이십대 나이에 들어와서 삼십대가 되었습니다. 인생의 가장 아까운 나이를 한국에서 보냈습니다. 그래도 한국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왜냐면 한국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웠으니까요.
2003년 11월15일부터 우리 이주 노동자 80명은 서울 명동성당에서 20명의 한국 실무자들과 함께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단속추방 저지, 이주 노동자 전면 합법화, 사업장 이동의 자유’였습니다. 저는 농성단 대표 맡아 3개월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15일 서울 대학로에서 연행되었습니다. ‘연행’이 아니라 ‘납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여기 저기서 서너명이 뛰어 오면서 저를 잡아 수용차에 집어 넣었습니다. 법무부가 1월19일, “2월 말까지 단속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놓고, 저를 연행한 것은 정말 비인간적 태도입니다. 지금은 여수 외국인 보호소에서 4일 현재 17일째 단식농성 중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들은 오래 전부터 한국경제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입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통해 세계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알려졌고, 그때부터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6년이 흘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에 나왔을 때,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좋은 제도 만들어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03년 7월 새 제도인 ‘고용허가제’가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물론 고용허가제는 우리들이 노동자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사업장 이동을 할 자유가 없습니다. 그나마 한국 체류 3년 미만자만이 합법적인 신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4년 이상 불법 체류한 이주 노동자는 모두 한국에서 떠나야 합니다. 더구나 합법화된 3년 미만자들도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어 불법 체류자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정부는 현재 4년 이상 불법 체류자 10만명을 강력하게 단속해 강제로 추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정부는 지난 2월 말까지 자진 출국하는 이주 노동자들을 오는 8월에 고용허가제 또는 산업연수생으로 다시 입국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번 우리나라에 들어가서 다시 한국에 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시 큰돈을 내지 않으면 아무리 한국 정부가 입국보장을 하더라도 올 수가 없습니다. 또 만약 한국에 들어와도 산업연수생 또는 고용허가제로 오게 되면 몇 달 후에 다시 불법 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 “다시 들어와서 불법 체류자 되라”는 것인가요 법무부는 지금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 ‘이 문제를 어떻게 덮을 수 있을까'‘어떻게 이주 노동자를 겁주면서 아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한국경제를 위해 피땀 흘리면서 일해온 우리들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약속이 정말 이것인가요 우리와 우리 가족 생존권에 대해 한국 정부가 책임 없는 건가요.
현재 40만 이주 노동자가 한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이주 노동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기서 우리가 필요 없어지면 우리는 스스로 본국으로 돌아갈 겁니다. 98년 아이엠에프 때도 일자리가 없어서 많은 이주 노동자가 본국에 돌아갔습니다. 법무부가 애써서 단속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명동성당 농성이 100일을 넘겼지만, 한국 정부는 모른 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명동성당 신부님 등 많은 분들이 우리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걱정합니다. 여러분께서 조금만 관심 가져주시면, 우리 이주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당당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힘으로 사업장 이동 자유, 완전한 노동권이 보장되는 노동허가제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새로 입국한 이주 노동자가 아니라 한국에 남아 있는 이주 노동자가 노동허가제의 주인공이 돼야 합니다.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이 우리 이주 노동자를 죽음에서 살려낼 수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한국 사회를 함께 발전시킵시다. 대한민국을 정말 민주주의 나라로 만들어 갑시다. 지난 월드컵의 구호인 ‘아시아의 자존심’을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샤말타파/민주노총 평등노조 이주노동자 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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