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없는 지역발전 ‘미래가 없다’
교육 없는 지역발전 ‘미래가 없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04.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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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58명 타지역 진학 … 인재유출 심각
특목고 설립 등 대안마련 없을 때 ‘교육 붕괴'
순천시 올 25억 지원 교육환경개선조례 지정
그동안 논란을 빚어 왔던 고교평준화가 여수지역에서도 2005년부터 실시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교평준화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인재유출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하향평준화는 어쩔 수 없으며 이로 인한 지역 낙후화의 속도만 붙여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교육청도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고교평준화에 따른 보완방안을 찾는 등 평준화의 조기정착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 인재유출 현황
실제로 2004년도에 다른지역의 고등학교로 전학한 학생수를 보면 지난 2월 졸업예정자수 4,012명 가운데 6.3%인 258명이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전학했다.
이들 대부분은 전남과학고(12명), 전남외고(22명), 상산고(12명) 등 특수목적고로 전학해 인재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같은 숫자는 2002년 약 70여명, 2001년 약 50여명이 다른 지역으로 전학간 것에 비하면 약 4~5배나 늘어난 것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에 반해 타지역에서 우리지역 고등학교로 전학온 학생 수는 2003년 42명에서 2004년에는 30명으로 50% 정도가 감소하고 있어 다른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학생수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다른지역에서 들어오는 학생수는 감소하는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여수지역 중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간 2003년의 경우 고교평준화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면서 평준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고교평준화가 시행되는 2005년에는 더욱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된다.

■ 행정지원 무방비
더구나 인재유출을 막기위한 행정당국의 움직임도 다른지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와 함께 고교평준화를 실시하는 목포와 순천의 경우 2001년과 2002년 두 해 동안 지자체가 각 학교에 지원한 보조금이 각각 2억7,000만원과 3억8,000만원이었으며 특히 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순천은 2003년 교육환경개선사업비로 9억6,300만원을 2004년 예산에서는 무려 24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 것에 비해 여수는 2001년 한해 6,700만원의 지원에 그친 것을 보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더구나 순천은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지원 조례안’을 제정하고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여수의 경우 이마저도 부결되다가 겨우 이번 임시회 회기에서 통과시키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교육행정이 이뤄지고 있다.

■ 인재유출 막을 방안은 있나
이두휴 여수대 교수는 고교평준화 대안 용역결과보고서를 통해 고교평준화의 전제조건으로 교육여건의 격차를 보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각 학교별 교육여건이 동일하다면 인재유출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학교내 교육프로그램의 다양화를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 할 수 있을 것라고 주장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학교간에 평준화를 유지하되 학교내에서는 비평준화 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수학이나 영어 등 학생간의 실력차이가 현저하게 발생하는 과목에 대해서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제 7차 교육과정에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방안도 교사의 배치나 근무에 특례제도를 도입하는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학생의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선지원 후배정은 물론 무한 복수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평준화 지역내 미적용 학교에 대해서는 농어촌 자율학교 혹은 특성화 학교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검토가 있어야 하며 자율학교의 프로그램과 운영방안 등을 공모하고 이를 책임지고 운영해갈 학교장과 교사의 공모제도를 도입하는 등 교육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있는 학교운영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어촌 자율학교가 갖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중점학교 육성방안 마련, 특성화 학교 지정을 위한 프로그램의 연구 및 개발, 공립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을 위한 승진우대·각종 인센티브 도입·권역 혹은 학교 근무연한 조정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학교선택권 보장을 위한 학교정보공개제도의 정착과 학교의 학생선발권 부여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 여수시 교육환경개선 조례안 마련
시의회는 최근 고교평준화 시행에 따른 인재유출 우려가 현실화되자 그동안 잠재우고 있던 ‘여수시교육환경개선 및 지원 조례안’을 부랴부랴 통과시키고 교육에 대한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시의회 임시회를 통과된 ‘교육환경 개선 조례안’은 관내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적극 지원하고 이를 통해 명문학교 육성과 아울러 우수한 인재를 배출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조례안이 시행되면 이제 학교는 자치단로 부터 매년 여수시 수입예산 중 일반회계 결산 시세 수입액의 3%를 지원 받게 되며 이외에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경우 (재)인재육성장학회와 협의하여 장학기금 중 상당액을 사용 할 수 있게 된다.
지원되는 예산은 각 학교의 급식시설 사업이나 교육정보화 사업, 지역사회와 관련한 교육과정의 자체 개발사업 등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사업, 지역 인재육성과 우수교사 지원에 관한 사항과 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업에 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지역민과 함께 이용하는 체육·문화공간을 설치할 때도 이 지원금을 이용 할 수 있다.
시는 이같은 지원금이 불필요한 곳에 사용 되지 않도록 교육환경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원금에 대한 심의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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