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을 사랑합시다
‘로버트 김’을 사랑합시다
  • 관리자
  • 승인 2004.02.2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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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생맥주 집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우리지역은 분구가 되는 거여, 참 이 사람 호랑이 담배끊는 시절이야기 하네,
볼세 물 건너갔다고 보아야제... 자자 술이나 마시고 정치이야기는 그 만들 해 정치이야기 나오면 생머리가 아픈께.
참 로버트김 아버지 김상영씨가 돌아 가셨다는디, 진짜여 글쎄 그렇다는 구만,
올 7월 달이면 로버트 김이 출감한다고 하던데 안됐구먼.
그나저나 여수가 나은 애국자인데 그놈의 정치 땜시 촌에서는 로버트김 이야기만 하면 김성곤씨 편이다고 꼬나본께.
'로'자도 못 꺼내고 국회의원을 없애 버릴 수도 없고....

장면 2 여수시청 공무원들 자판기 앞에 모여.
로버트김 아버님이 돌아 가셨다는디 빈소라도 가야하는 것 아니여, 그래도 여수의 자존심이고 애국잔디 로버트김을 대신해서 가야하는 것 아니여 그렇기는 하지만 선거때라 로버트김 아버지 이기도하지만 동생이 국회의원에 출마해서 전쟁중인 판에 입살에 올라...
어쩌거나 나라에서는 미국눈치 보느라 버리고 여수에서는 정치판 눈치보느라 버리고 채곤씨가 최대 희생자가 됐구먼.
이 사람아 마음이 중요하지 그까짓 정치인 무서워 사는 감, 나는 어제 갔다왔다네...

출감 때까지 살아계실줄 알았는데..."아버지의 임종을 함께 할 수 없었던 불효자를 용서하십시오."
미국 연방교도소에 복역중인 김채곤(로버트 김.64)이 부친 고김상영 옹 영결식장에서 아버지에게 바치는 애끓은 육성테이프 편지(사부곡)가 공개되자 참석한 가족과 조문객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조국의 사랑을 갈망해 오던 사부곡의 주인공은 이제 전 국민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그러나 여수의 아들인 로버트 김은 고향에서는 본인의 애국심과 고통에 비해 분명 소외 받는 사람이다.
그 이유로는 동생이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국회의원에 출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얼마 전 필자는 대구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언론인을 만나는 자리에서 여수에서 가장 훌륭한 인물을 뽑는다면 바로 로버트 김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민족의 아픔을 온몸으로 받고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로버트 김이라는 것이다.
그 순간 둔기로 머리를 맞은 듯한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그에대한 외면은 로버트김 개인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우리민족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지는 일이다.
냉혹한 국제사회 속에서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취한 일이지만 우리는 무엇인가.
로버트김의 문제는 우리스스로 민족의 자존과 긍지를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가슴속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속담에 집에서 걷어찬 강아지는 밖에서도 걷어찬다고 했다. 우리가 로버트 김을 그렇게 대한 것은 아닌지.
이유야 어떻든 정치적인 이해 관계 때문에 적극적인 구명운동을 못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정치적인 논리에 빠져 진정한 삶을 잃어가며 사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본지는 지난 창간호에 "눈물의 7년... 사경의 91세 아버지, 로버트 김 봐야 할텐데"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번호에도 로버트 김의 사부곡에 대한 기사를 머릿기사로 게재했다.
지역신문에서 로버트김의 진정한 애국심을 알리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예우일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중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지역의 정서이다.
로버트 김을 구속 수감한 나라에서는 국가를 위해 일한 사람들의 이름을 딴 거리를 만들어 준다고 한다
우리도 로버트 김 거리를 만들어 볼 수는 없는 것인지 고 김상영옹의 죽음을 애도하며 애써 고민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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