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돈줄’ 부영건설 수사…동교동계 바짝 긴장(동아일보)
‘호남 돈줄’ 부영건설 수사…동교동계 바짝 긴장(동아일보)
  • 관리자
  • 승인 2004.02.21 2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영 이중근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민주당, 특히 호남 정치인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호남 정치인들의 ‘돈줄’ 중 하나였다는 게 정치권 주변의 공공연한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임대주택업을 주로 하는 부영은 DJ 정부 이후 급성장했다. 부영은 1997년까지 도급 순위가 80위권에 머물렀으나 99년 65위, 2000년 43위 등을 거쳐 지난해에는 1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계열사의 건설 실적을 합치면 도급 순위가 11위에 이른다.
이 회장은 한보 정태수(鄭泰守) 전 총회장 정도는 아니지만, 손이 큰 편이라는 게 정치권 주변의 얘기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 회장은 사업 수완이 있고, 로비력도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같은 호남 출신인 모 건설업체 사장은 호남 정치인을 별로 도와주지 않아 욕을 먹었지만, 이 회장은 덕을 많이 쌓았다”며 “호남 정치인치고 이 회장에게 신세 안진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의 최종 타깃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일부 호남 중진과 동교동계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얼마 전 검찰이 부영을 압수수색했다고 해서 이 회장에게 전화했더니, 이 회장이 ‘검찰이 동교동계 중진 의원 두 명의 이름을 대며 불법 자금 제공 여부를 캐물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특히 이 회장이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캠프에 선거자금을 지원했으나 이를 누군가가 도중에 착복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다른 사정기관 관계자는 “후보단일화가 되기 전까지 기업 자금이 한나라당에 집중됐던 와중에서도 호남 기업들은 호남 중진들을 통해 노 캠프에 돈을 주려 했다. 그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일부 중간에 섰던 사람들이 배달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해 주는 역할도 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