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억짜리 ‘거북선 전도’ 화제
72억짜리 ‘거북선 전도’ 화제
  • 박성태 기자
  • 승인 2004.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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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재미교포 소장...여수시에 매입 의사 타진
3층 원형 돔 형태 4척 거북선 기존 것과 완전 달라
KBS가 대하 사극 ‘이순신’ 방영을 준비하면서 임진왜란 유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소장가의 충격적인 ‘거북선 전도’ 복사본이 일부에 공개돼 언론사와 자치단체에서 진위 여부와 매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북선 전도는 폭1m70cm에 길이 2m50cm의 초대형으로 사진을 찍어 놓은 듯 4대의 거북선을 실측해서 그린 작품으로 현재 미국 뉴욕의 방송PD출신인 원모 교포가 소장 중이다.
이 그림이 국내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해 8월 광양의 한 김모 청년실업가가 뉴욕에 갔다가 우연히 이 전도를 보고 자신의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온 것이 계기가 됐다.
김모씨에 따르면 이 작품은 영.정조 때 것으로 당시 왕의 명령을 받아 실물 그대로를 그린 것으로 숭실대 창립자의 증손녀가 소장했다가 선교사를 통해 미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소장가측은 이 전도의 가격을 600만불(72억) 정도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모씨는 “그림에 사용된 안료나 물감, 낙관이 없는 점, 금분으로 그림 하단에 기록을 해 놓은 점 등을 보면 왕실에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거북선이 기존에 알려진 거북선과 완전히 달라 이 전도가 진품으로 밝혀질 경우 국사 교과서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것.
전도에 그려진 거북선은 단층이 아닌 3층짜리 ‘원형 돔’ 형태로 앞머리 용구 좌우측에 포신이 각각 2개씩 있고 나머지 각 포신이 2층에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거북선 상단 갑판은 거북선 등과 흡사하게 만들진 것과 선만 그어져 있는 것으로 기존의 철갑선과는 다른 모습이었고 출병전에는 갑판이 지휘본부로 이용하고 돛을 달수 있도록 되어 있다.
특히 용머리가 상대적을 위압하는 모습이 아니라 상당히 해학적으로 그려져 있어 공격선이 아닌 방어선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도에 대한 학계와 향토사학자들은 상당히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란때 건조된 거북선 3척은 당시 모두 소실됐고 원형의 돔 형태의 4층짜리 거북선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여수 김병호 향토사학자는 “거북이 등판 모양의 3층 구조가 좌수영 거북선이고 그냥 갑판위에 줄만 그어져 있는 것은 통영의 통제영 거북선으로 4척의 거북선은 고증이 잘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수 돌산 유람선 선착장에 있는 거북선은 2층 구조로 포신이 1층에 있어 노를 저으며 포를 쏘는 형태다. 이에 대해 해군사관학교측은 그동안 ‘노를 저으며 포를 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따라서 이 전도에 그려진 거북선처럼 2층과 3층에서 포를 쏘는 구조가 실제 원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병호 사학자는 “그림의 깃발이 크기나 색깔 등이 좌수영 것과 전혀 다르고 배의 키가 아래쪽에 있는 것으로 봐 일본색이 짙다”며 “누가 그린 그림인지도 모르고 사진만 가지고는 진품 여부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거북선 전도를 소개한 김모씨는 14일 “현재 부안, 익산, 충무 등에서 그림을 경쟁적으로 매입할려고 한다”며 “하지만 이 그림은 반드시 전라 좌수영의 본영인 여수로 가야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모씨는 최근 여수시장과 의회를 방문해 여수시에서 조사단을 구성, 미국 현지를 방문해 그림 매입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해 여수시는 조사단 파견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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