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보]거문도 해수담수화 시설 공법선정'말썽'
[제1보]거문도 해수담수화 시설 공법선정'말썽'
  • 박성태 기자
  • 승인 2004.0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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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법선정위 개최없이 설계회사 보고회만으로 공법 확정 주민반발
수질,사후관리비 등 고려않고 ‘실적미비’만 이유삼아 특혜 시비
여수시가 추진 중인 특수공법 관련 공사가 진남경기장에 이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 중인 삼산면 거문도 해수담수화 시설 사업이 공법선정위원회 등 전문가 의견 수렴없이 실시설계용역회사의 간단한 보고만으로 특수 공법을 확정해 특혜 시비를 야기시키고 있다.
특히 거문도 주민들과 해당 지역 의원이 '물맛'을 이유로 시가 확정한 두루마리형 역삼투압 방식보다 남해군 조도에 설치된 원판튜브형 역삼투압방식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으나 원판튜브형은 국내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묵살되고 말았다.
지난 해 7월경에 열린 해수담수화 시설 최종 보고회에 참석했던 지원영 의원은 12일 “지하수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의 수질을 가지고 평가해 일방적으로 북제주군의 두루마리형으로 밀어붙였다”며 공법 확정은 전면 재검토해야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 의원은 “공법결정을 하는데 있어 식수를 사용할 거문도 주민들을 무시하고 설계회사가 발주방법까지 제시하면서 몇몇 담당공무원들이 결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심스럽다”며 “양측 공법시공 회사, 주민, 언론, 수자원공사의 물박사 등이 참여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날 최종 보고회는 수질 전문가를 배제한 가운데 실시설계용역회사인 (주)D사가 시장, 관계 공무원과 거문도 면장, 시의원 등을 상대로 형식적으로 이루어져 두루마리형 공법 확정을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해 제주 우도(두루말이형)와 남해 조도(원판튜브형)에 설치된 해수담수화 시설을 방문했던 삼산면 한 이장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지만 주민들이 영원히 먹을 수 있는 물인 만큼 물맛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니냐”며 주민들은 남해군의 시설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도 것은 약품을 투입해 물을 정화하고 남해것은 맥반석을 사용해 정화를 하고 있었다”며 “사후관리비용이나 자동필터제거장치 등이 있는 원판튜브형이 나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질 전문가들에 따르면 두루마리형은 정수과정을 거친 최종 처리수의 PH농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인산소다를 투여하여 PH농도를 조정하고 원판튜브형은 정수과정을 거친 최종 처리수의 PH농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식용백암석(맥반석)을 사용하기 때문에 살균 작용이 뛰어나 물맛이 좋다는 것.
국내외에 해수담수화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공법은 제주 우도의 두루마리형 역삼투압방식과 남해군 조도의 원판튜브형 역삼투압방식으로 두루마리형은 가장 중요한 맴브레인(여과기) 수명이 짧아 교체주기가 빈번해 상당액의 추가비용이 들어가 추자도, 홍도 등 일부에서는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남해군 조도의 해수담수화 시설은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두루마리형을 사용할 당시에 김두관 전 군수의 지시로 수자원공사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수질과 사후관리비 등을 고려해 국내 처음으로 원판튜브형 공법을 채택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여수시는 ‘수질과 사후관리비’, 주민의 요구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한 채 디스크형 시공회사가 국내 실적이 미비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이유 외에 공법 확정에 대한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11일 “두루마리형을 설치하는 업체는 6곳이고 디스크형은 단 한 곳이기 때문에 디스크형을 할 경우 난리가 난다”며 “디스크형은 국내 실적이 남해군 단 한 곳뿐이라 어렵다”고 해명하고 공법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공법선정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최종 보고회때 다 모인 자리에서 설명을 충분히 했고 설계가 끝난 후 설계심의위원회에서 다시 검토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며 “이제와서 이장 몇몇이 반발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두루마리형 공법에 따른 설계는 90% 가량 진행된 상태로 일부 언론의 보도로 현재 설계 중지 상태에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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