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시험에 5번이나 낙방하고 합격점 60점을 간신히 넘겨 합격한 김 옹은 너무 기뻐 자신도 모르게 나주 시험장에서 만세 삼창을 불렀다.
감독관들도 함께 만세 삼창을 거들었다. 김 옹은 당시를 회상하며 '꿈같은 에피소드'였다고 감회에 젖었다. 김 옹이 운전면허증을 따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수지침 봉사 활동때문이였다. 김 옹은 15년째 노인들에게 사비를 털어 시침을 해주고 있다.
김 옹에게 시술을 받고 병을 고친 사람도 수천명에 달한다. 매주 월, 화, 금요일에는 동여수노인복지회관을 찾으면 그를 만날 수 있다.부황기, 적외선 치료기 등 '완벽한 치료'를 위해서 갖춰야 할 시침 도구들이 너무 많아 차가 필요했던 김 옹은 이제 설을 세고 나면 중고차 한 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 옹에게 차는 순전히 수지침 봉사를 위한 '앰브란스'인셈이다.
13일 동여수노인복지회관에서 만난 김 옹은 "늙었다고 소극적으로 사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생산적인 삶을 살기위해 기동성이 무엇보다 절실했다고 말했다. 김 옹은 스스로를 돈버는 것과는 무관하지만 욕심과 야망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김옹의 욕심은 올 해 전남에서 제일가는 수지침 권위자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하루에 3시간씩 수지침 서적을 보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때 목회자가 되길 원했던 김 옹은 지금도 미련을 떨치지 못한 채 여수중부교회에서 장로로서 봉사를 하고 있다. 86세의 고령이지만 김 옹은 나이를 잊고 산다. 매일 헬스카페를 찾아 체력을 단련하는 김 옹의 건강비결은 단순하다. 김 옹은 " 지금까지 술, 담배를 입에 댄적이 없는 것"이 건강의 기초가 됐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김 옹은 자신의 건강과 봉사활동이 모두 아내의 뒷바라지 덕이라며 "항상 업고 다니고 싶은 마음이다"고 감사했다. 여수 중앙동에서 '마이홈'이라는 삼계탕 식당을 운영하는 아내는 김 옹과 함께 지역에서 모은 돈을 모두 지역에 환원해야한다는 신념으로 지금껏 살아왔다고 한다. 김 옹은 "우리 모두가 애향심을 가지고 단결했다면 세계박람회를 꼭 유치했을 것이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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