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송호의 청년시대 1]'고물상' 김석수는 당당하다
[정송호의 청년시대 1]'고물상' 김석수는 당당하다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4.0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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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때 걸린 소아마비 딛고 환경사업가로 변신
환경폐기물 수거로 틈새 공략 성공
'청년시대'가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장애가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30대 초반의 사업가이자 한 가정의 가장 이다. 그는 30대 초반에 '(주)자유환경 대표이사 김석수(32)'라는 명함을 소중하게 간직하여 일하고 있다. 곱게 표현을 하면 그는 환경사업가다. 하지만 사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작업복 차림에 기름때와 온몸에 먼지를 둘러쓴 영락없는 엿장수라고 표현해야 맞다. 김 대표는 자신의 아름다운 삶을 위해 고물과 환경폐기물 잔득 실은 수거차량으로 직접운전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대표의 성실성 때문에 지금은 조금만 구멍가게를 탈피하고 환경도 서비스업이라는 철학을 가진 환경사업가로 사업을 확장해 젊은 꿈을 키우고 있다. 그의 직업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엄두도 못내는 고철·환경 폐기물 수거를 그의 명함에 당당하게 새기고 살아가고 있다. 기자는 청년실업률이 높아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현실속에서 장애의 아픔을 딛고 성공을 향해 뛰는 그를 만나 청년의 꿈과 희망을 들어봤다.(필자 주)

1. 깨끗하고 힘들지 않은 많은 직업 중에서 왜 고물상을 선택했는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2년 동안 방황을 하면서 힘들게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후 나염공장, 가구공장에서 자게 광을 내는 일, 건물방수, 호프집운영을 했다. 그러던 중 집사람을 만나 장인 어른이 하는 고철수거 일을 하면서 현재의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장인어른을 설득해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고철 수거에서 환경사업까지 확장을 했다. 또 재활용사업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남다른 보람도 느끼며 일할 수 있어 천직으로 알고 일하게 되었다.

2. 기름때와 먼지를 뒤집어쓰며 일하는 데 힘든 점은 없는가.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옛 성인들의 말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기가 모든 것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책임을 지는 직장보다는 편안한 일자리만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하지만 고철수거를 하면서 소중한 것을 깨닫고 있다. 고물은 버리는 순간 재물의 가치를 잃고 길거리 쓰레기로 나온다. 하지만 고물은 수거를 하는 순간부터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과 재물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 이 일을 하면서 요즘 시대에 화폐의 가치를 잊어버린 몇 십 원짜리 동전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되어 재미있다.
이 분야는 남들이 쉽게 뛰어들기 않기 때문에 사업성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추하게 보이는 직업이지만 노력한 만큼 대가가 확실한 직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발로 뛰고 땀을 흘린 만큼 결과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월말에는 한달 실적을 가지고 반성하는 시간도 가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직종이다. 또한 장애인인 나를 평생 지켜봐 주고 있는 고마움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 할 것이다.아내가 지난 12일에 득남을 해 너무나 기쁘고 꿈만 같다.

3.기존 업체의 틈에서 사업하기가 힘들지 않나.

처음에는 욕심 없이 고물을 수거하는 일만 하였다. 그런데 이 일 또한 서비스의 일종이라는 생각에 환경폐기물 수거를 덤으로 하게 되었다. 요즘 사업이 한가지 아이템만 가지고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고물을 주는 사람들에게 폐기물을 수거해주고 폐기물을 주는 사람들에게는 폐기물 분리를 통해 고물을 얻는 전략으로 기존 업체들의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 생존의 전략이고 영업의 비결이다. 이 속에서 틈세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열심히 한다면 뭐든지 자신 있다.

4.장애인으로 사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3살 때 왼쪽 다리에 소아마비가 왔지만 가족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거의 정상인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7살 때 마을 앞 도로 포장공사 덤프트럭 바퀴에서 튕겨 나온 돌맹이가 소아마비에 걸렸던 왼쪽 허벅지를 때려 1년 가까이 깁스를 하고 난 후 평생 장애라는 아픔을 안고 살아가게 됐다. 하지만 난 장애인이라고 스스로를 평가 절하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나의 힘이다. 친구들과 같이 운동을 하게 되면 항상 나는 감독이다. 함께 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기장 밖에서 소리치며 그들과 함께 한다. 그런데 친구들은 자기들이 힘들어 뛰지 못하면 아무런 생각 없이 교체를 원한다.

하지만 웃으면서 한마디하고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간다. 그런 친구들을 볼 때 고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왜냐하면 나를 자기들과 부족함이 없는 같은 사람으로 인정해준다는 것 아닌가. 나를 대할 때 벽을 두지않는 친구들이 고맙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것 같다. (지금까지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본인이 장애인이라는 생각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장애인이라는 벽을 두고 상대하는 것이 가장 힘이 들었다 이야기는 깊이 새겨 볼만하다.)

5.요즘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다. 사업가로서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먼저 고정관념을 깨면 세상이 넓게 보인다고 조언하고 싶다. 단편적으로 자원 재활용에 대한 흐름만 알아도 세상 어디에 떨어져도 살아 남을 수 있다고 본다. 어렵게 아르바이트 해 돈을 모아 무전여행을 떠나는 것 보다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하고 여행을 다닐 때 고물 수집을 하면 경비를 충분히 해결 할 수 있다. 어느 도시를 가나 짧은 시간에 폐지, 고철, 빈병 수집에 고물상에 갖다 팔면 경비를 해결 할 수 있다.
이런 것이 여행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러면서 10원, 100원의 소중함도 깨우치고, 몇 백원을 더 받기 위해 흥정도 배우고, 고물을 얻기 위해 사람들도 설득을 해야하고 무전여행의 참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청년실업의 당사자들이 아직 절박함을 못 느껴 사회문제가 되고 그런 것 같다.

사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고민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사회는 생존의 전쟁터이기 때문에 그 속에서 본인 스스로 삶의 가치를 세우는 것이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것 보다 중요하다. 실업의 문제는 결국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 해결은 한계가 있다. 물론 경제가 좋아 많은 일자리가 창출이 되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결국 해결은 본인이 해야 한다고 본다. 좀 더 절박함을 느껴 철저하게 자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 도전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2년이나 재수하여 겨우 학교생활을 했으나 잦은 결석과 가출로 문제아였던 자신을 언제나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가르치며 통닭집에서 소주한잔 사주었던 고등학교 1학 때의 선생님을 아직도 가슴에 담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 은사로 인해 자신의 행동에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6. 마지막으로 지역에 대해 바라는 점은.

지역이라 사업하기가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어느 지역이든 인맥, 학연, 지연을 통한 문화가 지역의 건강한 변화와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지역사회는 정칟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정체되기보다 계속 건강한 변화를 통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여수는 모든 분야에서 너무나 많이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화를 바라는 젊은 세대들이 '열심히 살자'라는 각오를 다지며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살면 여수도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투명하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많은 시간 정체되어 있는 여수의 공기도 이제 서서히 순환시킬 때가 왔다고 본다. 그래서 사회의 각종 모순에 대한 때가 덜 묻은 청년세대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나서기 위해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를 해야할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러한 청년세대들의 몸부리에 여수의 미래와 희망이 있다. 또한 장애인인 나를 평생 지켜봐 주고 있는 고마움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 했다. 지난 12일에 득남을 했다. 꿈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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