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학생 구하고 실종된 김군 50일째 시신 못찾아
두 여학생 구하고 실종된 김군 50일째 시신 못찾아
  • 박성태 기자
  • 승인 2004.01.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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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아들 명예찾아 나선 조은심씨
“물 속에서 아직도 허우적거릴 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터지는 것 같다”
지난 해 11월 28일 여수 돌산대교에서 투신한 두 여학생을 구하고 물살에 휩쓸려 실종된 김 준(17․수원시 권선구 세류동)군의 어머니 주은심(38)씨는 말문을 잇지 못했다. 7일 여수해경을 방문한 주씨는 수색 작업이 40여일 동안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김군은 당시 여수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여자친구의 친구 일행 8명과 돌산대교 팔각정에 놀러갔다가 그 중 두 여중생이 남자친구와 싸워 이를 비관해 다리아래로 투신하자 스스로 바다에 뛰어 들어 이들을 구해내고 자신은 힘이 빠져 그만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말았다.
이 사고는 지역방송을 통해 한차례 보도됐지만 중학교를 자퇴한 김군의 이력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여학생 친구를 알게됐다는 점 등이 부각돼 김군의 살신성인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주씨는 6년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후 몸이 약해져 인근 동사무소의 도움으로 세 아들과 어렵게 생활해 오다가 김군의 실종으로 또 다시 쇼크를 받아 현재 정신착란증세마저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주씨는 “아들이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속이 차고 어른스러워 아빠를 대신했다”며 울먹였다. 무엇보다 주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사회의 무관심이다. 주씨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자 자신을 내던진 아들을 여수시가 인정해주길 간절히 바랬다.
주씨는 7일 여수해경에서 발급받은 아들의 실종사실증명원을 들고 아들의 명예를 찾기 위해 각계에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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